대한의사협회(의협)가 6·3 조기 대선에 영향력 행사를 위해 대선기획본부을 출범했다. 이와 함께 현 정부에 '결자해지'를 촉구하며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의 즉각 해체, 공식 대화 테이블 마련 등을 아울러 요청했다. 의협은 오는 20일 전국 의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며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의협은 13일 오후 3시 의협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대선기획본부 출범식'과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행사에는 전국 시도의사회를 비롯해 대한개원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 주요 단체장과 보직자가 참석했다.
이날 출범한 대선기획본부에는 민복기(대구시의사회)·정경호(전북특별자치도의사회) 회장이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의협은 대선 공약 포함 사항으로 저출생·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보건부 신설, 의정 협의체(거버넌스) 구축, 2027학년도 의대정원을 결정할 의료인력수급 추계위원회의 독립성 확보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호 본부장은 "합리적인 전문가의 판단보다 정치적 계산이 앞선 제도들이 의료현장을 뒤덮고 있다"며 "의협이 제시하는 의료 정책이 각 정당 대선 공약에 반영될 수 있게 하고, 나온 공약을 검토해 필요하면 수정·보완해 갈등 요소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조직이지만 정치권을 통해 현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민복기 본부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체제에서 (의정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 6월까지 가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의료개혁 정책이 현 정부에서 이뤄진 만큼 '결자해지'하라는 것이다. 민 본부장은 "의대생과 전공의가 돌아오려면 합당한 명분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소통을 통해 내년도 의대정원 2038명 확정, 필수의료패키지의 수정·보완 등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의협은 윤 전 대통령이 추진한 의료개혁은 탄핵으로 인해 정당성이 상실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3자 회담을 진행한 김택우 회장은 이날 역시 정부에 '대화 테이블'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탄핵 인용을 계기로 반드시 의료계의 올바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논의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이번 주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의협은 오는 20일 오후 숭례문 일대에서 전국 의사가 참여하는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여는 등 '실력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대화와 압박 카드 모두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협은 이날 대표자 대회를 통해 △의개특위 즉각 해체 △의료계와 정부·국회 간 공식 대화 테이블 마련 △의대생과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의 공식 사과와 학습권·수련권 회복을 위한 조치 시행 △각 대학 의대 실사를 통한 입학정원 조정 등 사실상 대정부 요구안의 성격을 띤 결의문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