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신약 심사 줄연기…'구조조정 여파' 신호탄 되나

홍효진 기자
2025.05.19 15:54
미국 식품의약국(FDA) 구조조정 이후 허가 지연 사례.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심사 기간이 몇 달씩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보건 인력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가 현실화하고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소규모 바이오텍은 약물 개발이 미뤄지는 것을 우려해, 유럽·호주 등 미국 외 지역에서 먼저 신약 임상을 진행하는 방향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는 바이오헤이븐의 척수소뇌성 운동실조증(SCA) 치료제 '트로릴루졸'의 신약허가신청(NDA) 관련 신약 승인 심사 기한을 3개월 연장했다. FDA는 트로릴루졸 관련 자문위원회를 소집할 계획이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트로릴루졸은 3분기 내 신약 허가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FDA의 결정에 따라 오는 4분기 중 최종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바이오헤이븐 측은 "FDA 측이 최근 회사가 제출한 추가 데이터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해왔다"며 "연장 통보와 관련해 우려할 만한 내용은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FDA의 신약 허가 등 결정이 전반적으로 지연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 항암제를 개발 중인 한 바이오텍 대표는 본지에 "현지 업계에서도 승인 예상 시점 자체가 미뤄지거나 FDA가 예상 기한 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FDA 측에선 구조조정 영향을 부인하지만 업계에선 어느 정도 (조직 개편 여파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FDA 측은 최근 조직 개편과 승인 지연은 무관하단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가 현실화하고 있단 우려가 나온다. 실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FDA에 적응증 확대를 신청한 GSK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치료제 '누칼라'(성분명 메폴리주맙)도 지난 7일 승인이 예상됐지만 기한을 넘겼다. GSK 측은 "FDA는 COPD 적응증 관련 GSK 측 신청서를 적극 검토 중이며 당사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면서도 "규제 당국과 진행 중인 논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스텔스 바이오테라퓨틱스의 바스 증후군 치료제 '엘라미프레타이드'의 신약 허가와 노바벡스의 코로나19 백신 '누백소비드'의 정식 승인 심사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누백소비드의 경우 예정대로라면 지난 4월1일 승인이 결정됐어야 했지만 한 달 이상 미뤄진 지난 17일(현지시간) 65세 이상 고령자 및 중증 위험을 높이는 기저질환을 보유한 12세 이상에 한해 정식 허가를 받았다. 엘라미프레타이드 역시 지난 4월30일 허가 결정이 예상됐으나 기한을 넘겼고 새 예상 시점도 제시되지 않았다.

FDA의 인력 감축과 책임자 교체 등 영향으로, 특히 소형 바이오텍은 신약 출시 경로까지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소규모 바이오텍은 미국 외 지역인 유럽연합(EU)·호주 등에서 우선적으로 신약 임상을 진행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약물감시 솔루션 지원업체인 프로파마 그룹의 매튜 와인버그 컨설턴트는 "최근 회사에 유럽의약품청(EMA)에 대한 자료 제출과 임상 준비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며 "FDA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단 뜻"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진출을 목표로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계약 등이 FDA 허가 일정에 맞춰 계획되는 경우가 있는데, 관련 협상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며 "신약 관련 생산과 마케팅, 인력 배치 등 전반적인 사업 운영 계획을 수정해야 할 부담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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