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약 '콜린', 가격 3배 오르나…은행잎 약물 대안 부상 전망

박미주 기자
2025.08.11 16:11

이르면 10월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 '콜린' 환자 부담 오를 것으로 보여
치매가 아닐 경우 콜린 환자 본인부담률 30%→80% 상승 예상
가격 부담 오르며 은행잎 추출물 기반 의약품 시장 성장 전망

치매·경도인지장애 환자 처방약 '콜린알포세레이트' 400mg 환자 부담/그래픽=윤선정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 제제)의 가격이 3배가량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가 아닌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받을 경우 환자 본인부담비율이 현재 30%에서 80%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에 따라 인지기능 개선 의약품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콜린보다 환자 부담이 적은 은행잎 추출물 기반 의약품의 성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콜린 제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진단을 받을 경우 현재처럼 환자 본인부담비율 30%가 유지되지만 경도인지장애 등 그렇지 않은 경우 환자 본인부담률이 80%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020년 8월 보건복지부가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가 콜린 제제를 사용할 경우 약값 본인부담률을 30%에서 80%로 올리는 내용의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 개정고시를 발령했고, 이게 올 하반기 최종 확정 판결을 받으며 실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콜린 제제는 그동안 치매 치료 보조제로 사용됐으나, 복지부는 해당 약물이 경도인지장애(MCI) 치료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급여를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앞서 복지부의 고시 이후 콜린 제제를 판매하던 제약사들은 두 그룹(종근당, 대웅바이오)으로 나뉘어 정부를 상대로 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종근당 그룹이 제기한 소송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다. 법원이 정부 손을 들어준 것이다. 비슷한 성격의 대웅바이오 그룹 소송(2심)은 오는 21일 선고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법원이 정부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2심도 정부가 승소하고 이후 소송은 종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이르면 오는 10월 당초 정부의 고시대로 치매가 아닌 환자의 콜린 제제 본인부담금이 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콜린 400㎎ 제제 기준(1일 3회 복용 기준) 월 본인부담 약제비는 기존 약 1만4000원에서 급여 축소 시 약 3만7000원으로 오르게 된다. 연간 약 16만7000원에서 약 44만6000원으로 약 2.7배 상승하는 수준이다.

은행잎 추출물 의약품 처방량 추이/그래픽=김지영

콜린 제제 환자 부담이 오르면서 현장에선 은행잎 추출물 기반 의약품이 대체약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지기능 점수가 개선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데다 콜린 제제보다 가격이 저렴해서다. 은행잎 추출물은 뇌혈류 개선, 항산화, 신경세포 보호 등의 기전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비급여 은행잎 추출물 의약품 중 하루 1정을 복용하는 240㎎ 제형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의약품의 환자 부담은 월 2만원 초중반대 수준이다. 이는 콜린 제제의 급여 축소 후 예상 약제비인 3만7000원과 비교할 때 약 1만5000원 이상 저렴하며, 월 약제비 기준 약 40% 낮은 수준이다.

은행잎 80㎎ 제제를 하루 3번 복용하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경우 약제비는 월 약 1만 6000원 수준이 된다. 어지럼증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은행잎 추출물 의약품의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월 환자부담은 5000~600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올해 순천향의대 신경과 양영순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은행잎 추출물 의약품인 '기넥신'과 대표 치매 치료제 도네페질을 병용 투약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도네페질 단독 복용군 대비 기넥신 병용군의 베타아밀로이드 올리고머 수치가 12개월간 약 17% 감소했다. 도네페질 단독군에서는 베타아밀로이드 수치 변화가 거의 없었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적 원인으로 시간이 지나면 신경세포 손상을 초래하는 플라크로 발전한다. 또 기넥신 병용군의 12개월 후 인지기능 평가 지표 점수는 23.6점으로 투약 전보다 2.4점 상승했으나, 도네페질 단독군은 22.5점으로 0.2점 감소했다.

한 서울 소재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콜린의 경우 약효와 임상 등 효과를 떠나 경도인지기능 장애 환자가 지속 방문을 통해 진료와 치료를 지속하는 매개체로 역할을 담당한 면이 있다"며 "콜린의 대안으로는 임상 등 과학적으로 뇌기능, 경도인지 장애에 효과를 낸다는 근거가 중요한데 은행잎은 지속적으로 임상 근거가 나오고 있는 약물로 콜린의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현시점에서 가장 높은 약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콜린 제제의 처방금액은 약 5672억원, 처방량은 13억8100만정이었다. 은행잎 추출물 기반 의약품의 지난해 처방량은 약 4억9300만정이었다. 제약업계에선 콜린 시장 중 20%만 은행잎 추출물 의약품으로 전환이 이뤄져도 은행잎 의약품 시장은 2배가량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잎 기반 의약품이 콜린 제제를 완벽히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내놓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은행잎 추출물 의약품은 현재 경도인지장애·치매 질환에 적응증이 없어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다"며 "은행엽 제제는 말 그대로 혈액순환 개선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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