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의료사고 형사판결 172건…합의금 지급은 고작 20%

박미주 기자
2025.08.18 16:43

2019~2023년 피고인이 의사인 의료사고 형사판결 1심 기준, 피고인은 192명
피고인 192명 중 무죄는 28.6%, 인과관계 있음 판결은 70.8%…34.9%는 벌금형, 벌금은 500만원이 최다

2019~2023년 의료사고 형사판결 분석 주요 결과(1심 기준)/그래픽=최헌정

지난 5년간 국내 의료사고 형사판결은 1심 기준 17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고인은 192명이었고 인과관계가 있다는 판결받은 경우가 70.8%에 달했다. 그럼에도 상당수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합의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합의금이 지급된 경우는 피고인 192명 중 36명으로 18.8%에 불과했다. 환자단체는 신속하고 공정한 손해배상을 통해 의료사고 형사고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입법적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1심 의료사고 형사판결을 받은 의사는 192명, 관련 사건은 172건이었다. 이 중 71.5%(123건)가 유죄였고 무죄는 27.9%(48건)였다. 공소기각은 1건(0.6%)이었다.

의료사고 형사판결 1심 피고인 192명 중 의사가 88.5%(17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치과의사 6.2%(12명), 한의사 5.3%(10명) 순이었다. 평균 의료경력은 16.71년이었고 근무 형태는 봉직의가 54.2%(104명), 개원의가 38.5%(74명)였다.

전체 피고인 중 70.8%(136명)이 의료사고와 과실이 인과관계가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 인과관계 없음은 28.6%(55명), 공소기각은 0.5%(1명)이었다.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사망하거나 상당수가 경미하지 않은 신체적 손상을 입었다. 사망이 38.5%(74건), 신체적 손상은 60.4%(116건)이다. 신체적 손상 중 피해의 경미함을 제시한 건수는 3건에 그쳤다.

의료사고 피고인 192명 중 무죄 판결을 받은 이는 전체의 28.6%인 55명이다. 34.9%인 67명은 벌금형(평균 627만원)을 받았고, 벌금 액수는 500만원이 가장 많았다. 금고형 집행유예형은 22.9%인 44명이 받았다.

피해자가 합의금을 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피고인 192명 중 1심에서 합의금을 지급한 경우는 18.8%인 36명에 불과했다.

의료사고를 진료 항목별로 보면 정형외과가 전체의 15.6%(3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형외과(15.1%, 29명), 내과(10.9%, 21명), 신경외과와 치과의료(각 6.3%, 12명), 산부인과(5.7%, 11명) 순이었다.

이 같은 결과가 공개되자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의료계가 주장해온 '과도한 사법 리스크(위험)'의 근거가 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보고서 내용이 잘못됐음이 정부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며 "이제 정부와 국회는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족·유족의 울분을 해소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손해배상을 통해 의료사고 형사고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입법적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의사단체 측은 의사들이 고위험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이유로 검찰의 높은 기소율과 법원의 중형 선고를 들며 의료사고를 일으킨 의사가 형사고소를 당하지 않거나 형사처벌을 면제받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2022년 11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2013~2018년 연평균 754.8건의 의사 기소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환자단체는 "정부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1심 형사재판을 받은 기소 건수는 연평균 34.4건에 불과해 의료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수치는 약 22배 과장됐다"며 "실형에 해당하는 금고형과 징역형은 연평균 3.2명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인기 진료과인 정형외과와 성형외과의 기소율이 훨씬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필수의료 진료과 의사와 전공의들이 과도한 사법리스크 때문에 해당 분야를 기피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업무상과실치사상죄 관련해 현행법상 의사는 다른 직종 종사자에 비해 더 많은 형사적·행정적 특혜를 이미 받고 있다"고 했다. 응급의료법상 긴급한 상황 시 형을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고, 의료분쟁 조정 또는 중재가 성립되면 경상해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환자단체는 "고위험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가 종합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소명감을 갖고 진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을 늘리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의료사고 발생 시 법무 지원을 강화하고 △책임보험료나 손해배상금을 공적 차원에서 국가가 지원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의사단체와 환자단체 양쪽 주장의 간극이 큰데 정부가 이를 중재한 '의료사고안전망 구축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며 "배상책임과 형사처벌 관련 이런 타협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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