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때 특실서 464일 입원"…서울대병원 강남센터 'VIP 특혜'

정심교 기자
2025.10.21 11:25

20~25년 특실 입원, 일반인 5.9일 vs VIP 8.1일
김윤 의원 "국립대병원 인력, VIP 진료부터 투입" 질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속 유명 셰프가 수검자들을 위해 고급 음식을 요리하는 모습. /사진=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유튜브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VIP 회원의 특실 입원일수가 일반 환자보다 2.2일 더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원실을 구하기 어려웠던 코로나19 범유행 시기에 무려 464일 동안 특실에 머문 VIP 회원 사례도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비례대표)은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5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특실 입원 현황 및 프리미어 CEO 회원제 운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반 환자의 평균 특실 입원일수는 5.9일인 반면, 프리미어 CEO VIP 회원은 8.1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극심했던 2021년에는 전체 특실 환자의 평균 입원일수가 4.8일에 불과했으나, VIP 회원은 20.8일에 달했다. 특히 이 시기 VIP 회원 한 명은 무려 464일 동안 특실에 머물렀다. 특실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1년 이상의 독점적 사용은 의료적 필요라기보다 사실상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는 2003년 10월 서울대병원의 진단 노하우와 교수진, 병원정보시스템을 바탕으로 개원한 건강진단 전문 센터다. 이 센터가 운영하는 프리미어 CEO 제도는 2006년 도입된 고가 회원제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검진이 아니라 개인별 건강 상황에 맞춘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검진 과정에서는 전용 VIP 룸을 이용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며, 전담 간호사(헬스매니저)의 일대일 코디네이션을 통해 검진이 진행된다. 검진 후 발견된 건강 문제는 외래 진료, 질병 예방 클리닉으로 연계돼 지속해서 관리할 수 있다.

가입유형은 △프리미어(검진 포함, 최대 연회비 2600만원) △프리미어 라이트(검진 제외, 연회비 2100만 원)로 구분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1인 평균 납부액은 신규회원 2157만 원, 기존회원 2194만 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프리미어 CEO 회원 수는 148명으로, 최근 5년간 150명 안팎을 유지해왔다.

최근 3년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가 프리미어 CEO와 개인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연평균 60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는 2024년 기준 의사 64명, 간호사 113명, 보건직 69명, 사무직 등 기타 49명 총 295명이 근무하며, 이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는 약 270억원이다.

강남센터는 국가건강검진기관으로 등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강남센터 회계는 서울대병원 본원 회계와 통합돼있어, 사실상 국립대병원 인건비가 VIP 회원제 인력과 고가의 개인 건강검진 프로그램 운영에 투입되는 구조다. 특히 지난 9월 답변 기준 VIP 회원을 담당하는 의사의 전문과목은 내과 29명, 외과 1명, 가정의학과 4명으로 총 3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월 임대료로 최근 5년간 연평균 46억원가량을 지출했으며, 신규 장비 금액으로 16억을 지출했다.

김윤 의원은 "서울대병원은 독자적 설치법에 근거한 유일한 국립대병원으로서, 국가 공공의료의 최후 보루이자 필수의료의 중심에 서야 할 기관"이라며 "의료대란으로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해 국민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전문인력이 공공의료보다 VIP 중심 진료에 우선 배치된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최고 국립대병원조차 필수의료 대신 고가 VIP 프로그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며 "특실 운영과 VIP 연계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공병원으로서 필수의료 인력과 병상 운영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가 추진 중인 필수의료특별법이 통과되면 별도 재원을 통해 국립대병원이 공공·필수의료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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