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제약(제네릭) 약가 인하를 골자로 하는 약가제도 개선방안(약가 개편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정부가 약가 개편 시 특례를 부여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인증기준을 대폭 개선한다.
보건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 개편방안을 담은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약산업법) 시행령·시행규칙·관련 고시를 입법·행정예고하고 오는 5월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26일 밝혔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높고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갖춘 기업이다. 정부는 제약산업법에 따라 지난 2012년부터 혁신형 제약기업을 인증하고 △정부 지원 사업 시 가점 부여 △세제 혜택 △인허가 지원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11월 복제약 약가를 40%대로 낮추는 약가 개편안를 발표하면서 '혁신 생태계 조성'과 '신약 개발 국가 도약' 등을 위해 혁신형 제약기업에 '약가 특혜'를 부여한다고 밝히면서 지난해부터 1년여간 이어진 '인증기준 개선' 결과에 관심이 커졌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 개선은 '혁신신약 개발 중심 산업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추진됐다.
먼저 혁신형 제약기업의 지속적인 R&D 투자 확대를 위해 인증요건 중 '의약품 매출액 대비 의약품 R&D 비율' 기준을 2%포인트(P)씩 상향한다. 직전 3개년도 평균 매출액 1000억원을 기준으로 그 미만은 7%→9%로, 그 이상은 5%→7%로 올린다.
글로벌 규제당국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규정인 cGMP(current GMP)나 유럽연합(EU) GMP를 보유한 기업도 인증 시 R&D 비율을 3%에서 5%로 2%p 상향한다. 다만, 다소 완화된 인증기준을 적용받는 만큼 해당 인증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작성된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리베이트 관련 인증기준도 변화한다.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은 △2회 이상 리베이트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거나 △리베이트 총액이 500만원 이상이면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 이 중 행정처분은 관련 소송 결과(판결)가 확정된 날을 기준으로 삼는데 '오래전에 발생한 리베이트까지 포함될 수 있는 만큼 과도하다'며 제약업계와 국회가 꾸준히 제도개선을 요청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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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복지부는 이번 인증제도 개선 방안에서 인증 심사 또는 인증연장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전에 종료된 리베이트 위반행위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행정심판·소송에서 리베이트로 결론이 나면 1년 이내에 인증을 취소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처분 시행의 신속성은 강조했다.
이밖에 복지부는 인증심사 항목은 25개에서 17개로 간소화하고, R&D 투자·임상시험 건수·수출 규모 심사항목은 정량 지표로 바꿔(17개 중 4개 항목) 객관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는 의약품 생산·보급 등 사회적 책임 활동 우수성 항목을 신설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도모할 방침이다. 일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에 제휴·협력 활동, 비임상·임상 시험 및 후보물질 개발, 기업경영의 투명성 등의 배점을 상향 조정하고 연구인력, 연구·생산시설, 연구개발 전략 등의 항목은 하향 조정한다.

외국계 제약사는 국내 R&D 기반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일반 기준 외에 외국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을 별도로 규정,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계 인증기준은 본사가 해외에 있는 특성을 고려해 국내 연구·생산시설이나 해외자본 유치, 공동연구 등의 배점은 상향하고 의약품 특허 기술이전 성과 항목의 배점은 하향하는 등 조정한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인증 최저점수는 120점 만점에 65점으로, 복지부는 앞으로 미인증 사유를 고시에 적시하고 기업에 통보해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모든 개정안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되 'R&D 비율 상향' 조항은 투자 기간을 고려해 3년 이후부터, 리베이트 조항은 하반기 신규 인증이나 연장신청부터 적용한다.
복지부는 "약가 개편안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유형, 역량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국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을 올해 안으로 수립할 예정"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