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면대약국, 개설부터 막는다"…서울시의사회 등 의료법 개정 건의

홍효진 기자
2025.10.22 13:52

서울시 의약단체 4곳, 전현희 의원과 간담회
"사무장병원 근절"…'의료법 개정 건의안' 전달

(왼쪽부터)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시의사회·서울시치과의사회·서울시한의사회·서울시약사회의 4개 의약인 단체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만나 사무장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과 면대약국 개설을 근절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 대표 발의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서울시의사회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바지 원장'으로 내세워 병원을 운영하는 일명 '사무장 병원'과 '면허 대여 약국'(면대약국)을 개설 단계부터 막는 입법이 추진된다.

서울시의사회·서울시치과의사회·서울시한의사회·서울시약사회의 4개 의약인 단체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만나 사무장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과 면대약국 개설을 근절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 대표 발의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의약인 단체에선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강현구 서울시치과의사회장, 박성우 서울시 한의사회장, 김위학 서울시 약사회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 4대 의약 단체는 해당 법안 개정을 위해 소속 회원 1864명의 입법 청원서를 전 의원에게 전달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일부 회원 권한에 약간 제한을 두는 부분이 있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그 정도 제한은 꼭 필요하다고 4개 단체가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현재 사무장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실사나 수사기관 수사를 거쳐야만 사후 규제가 가능한 상황이다. 불법 행위가 적발돼도 이미 건강보험 재정이 누수된 경우가 대다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0~2023년 불법으로 개설·운영된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은 총 1712곳, 환수 결정액은 약 3조400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환수율은 6.79%에 그쳤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시의사회, 서울시약사회 등 의약인 단체 대표자들로부터 법안 개정 건의안을 전달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강현구 서울시치과의사회장,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 /사진제공=서울시의사회

이날 4개 의약 단체는 간담회에서 "의료기관과 약국의 개설 신고 전 각 직역 단체에 개설 등록하고, 단체가 주관하는 필수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의료기관은 개설 후 개인정보 보호, 성희롱 예방, 장애인 인식 개선 등 법정 의무교육을 매년 이수해야 하지만 개설 전 교육 의무는 규정돼 있지 않다.

건의된 개정안은 '변호사법'을 준용했다. 변호사가 개업 시 의무적으로 지방변호사회에 등록해야 하는 것처럼 의료인과 약사도 병·의원 및 약국 개설 전 의약 단체에서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의약 단체가 병원·약국 개설 희망자에게 윤리·법률 관련 사전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황 회장은 "사무장 병원은 개설 후엔 정상적인 의료기관과 구별이 어려워 사후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변호사처럼 의료인도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는 자는 가입하려는 지역의사회를 거쳐 등록 신청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 개설 단계부터 각 직역 단체의 등록과 교육·검증을 거치게 한다면 불법 개설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구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은 "30년 전엔 의료단체를 거쳐 개설 허가를 받았으나 현재는 신고제"라며 "20대 후반이나 70대 중반의 의사가 대형 병원을 개설하는 등 의심 사례를 사전에 걸러내야 건보 재정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은 "의약 단체가 실질적으로 사무장병원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개설을 관리·감독하는 절차를 사전에 마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근절책"이라며 "이번 법안은 직역 이기주의가 아닌, 국민 건강을 지키는 전문가 단체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려는 좋은 의도의 법안이다. 이른 시일 내에 입법화해 실질적인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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