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엽 마냥 머리카락 '우수수'…"머리 감으면 더 빠져" 사실일까?

정심교 기자
2025.10.29 17:19

[정심교의 내몸읽기]

가을만 되면 머리카락이 유독 많이 빠져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 가을은 사계절 중 탈모가 가장 심해지는 시기여서 '탈모의 계절'이라고도 불린다. 왜 그럴까.

그 이유로는 첫째, 갑작스러운 일교차 변화에 두피가 적응하지 못해서다. 두피가 여름철 강한 햇빛을 받으면 두피의 유분과 수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두피에선 땀·피지·각질 등의 분비물 배출이 활발해진다. 이런 분비물은 모발의 성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두피의 휴지기도 앞당긴다. 명지병원 모발센터 황성주 교수는 "특히 지난 여름엔 무덥고 습한 날이 예년보다 길면서 이번 가을에는 휴지기 탈모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둘째, 일조량이 줄어들어 남성 호르몬 분비가 늘기 때문이다. 가을이 되면 여름보다 햇빛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일조량도 감소한다. 일조량 감소는 곧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 증가로 이어진다. 테스토스테론은 인체 내 효소를 만나면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바뀐다. 이는 모발의 성장·발육을 억제한다. 황성주 교수는 "모발의 성장·발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모근이 약해져 모발이 더 쉽게 빠진다"며 "특히 남성은 앞머리·정수리의 모발이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정상적인 모발은 성장기(3~5년), 퇴행기(1개월), 휴지기(3개월)를 반복한다. 탈모 환자의 경우, 성장기가 점점 짧아져 모발이 길고 두껍게 자라나기 어려워진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는 "이 같은 생장주기로 인해 사람도 계절에 따라 '털갈이'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동물은 추위에 대응하기 위해 겨울철에 털이 가장 많지만, 사람 모발은 강한 자외선을 막아내기 위해 봄철에 많아지고, 가을부터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있어야 할 곳에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특정 부위 모발이 빠지는 증상을 의학에선 '탈모증'이라고 한다. 탈모는 크게 △모낭이 유지되는 탈모(유전성·휴지기·원형 탈모증) △모낭이 유지되지 않는 탈모(흉터 형성 탈모증)로 나뉜다.

전체 탈모증의 85~90%는 모낭이 유지되는 유전성(안드로겐성) 탈모증이며, 남성형·여성형 탈모증으로 구분된다. 유전성 탈모증의 주요 원인은 유전자, 노화, 남성 호르몬(DHT 호르몬) 등 3가지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유전성 탈모증 인구도 늘고 있다. 서구화한 식습관, 무리한 다이어트, 흡연 등 환경적 요인도 탈모를 부른다. 비만도 탈모와 연관 있는데, 지방층에서 분비되는 염증 유발 물질이 탈모를 악화할 수 있어서다.

휴지기 탈모증은 스트레스, 영양 결핍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모발의 생장주기가 변화하는 증상이다. 특히 출산 후 많이 나타나는데, 임신 중 증가했던 여성호르몬이 분만 후 줄어들기 때문이다. 출산한 여성은 보통 아기가 100일 때 머리가 가장 많이 빠지고, 돌 때(12개월) 거의 회복된다. 돌이 지나도 탈모가 회복되지 않으면 여성형 탈모가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다.

원형 탈모증은 자가 면역질환으로 인해 발생하고, 흉터 형성 탈모증은 외상·화상·감염 등으로 인해 모낭이 영구적으로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헤어드라이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모발이 손상당해 탈모를 악화할 수 있다. 젖은 상태에서 과도하게 빗질하거나, 염색·파마·탈색을 너무 자주 하면 두피와 모발에 손상을 줘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 머리카락을 세게 묶거나 땋으면 견인성 탈모를 부른다. 금주, 금연, 규칙적 운동, 충분한 휴식과 수면, 신선한 과일·채소 섭취, 스트레스 관리 등은 탈모를 예방하는 좋은 습관이다.

병원에서는 두피 상태와 모발의 밀도, 굵기, 탈모반(흔히 '땜빵'이라고 표현하는, 모발이 나지 않은 매끈한 부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탈모를 진단한다. 50~60가닥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당겼을 때 5개(10%) 이상 빠지는지 살펴보거나, 모발확대경·모발 화상분석을 사용해 모발의 밀도 및 굵기, 성장 속도를 확인한다. 두피 조직검사를 통해 모낭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한다.

가을 탈모는 계절성 질환인 만큼 예방법만 알아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날씨가 시원해지는 건 곧 건조해진다는 의미다. 가을 두피는 여름보다 건조해지면서 각질이 쌓이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 때문에 매일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감아서, 두피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황 교수는 "머리를 자주 감으면 그만큼 모발이 많이 빠진다고 여기는 사람이 적잖다"며 "하지만 머리를 감지 않으면 두피에 쌓인 노폐물이 모근을 막아 탈모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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