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거리로 나오는 의사들…의협, 16일 '전국궐기대회' 강경투쟁 예고

홍효진 기자
2025.11.04 16:27

의협, 오는 16일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 예정
11일 복지부 청사서 '검체검사제 개편' 항의집회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복귀한 지난 9월1일 대구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보건의료 정책에 의사들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면서 의정갈등이 재현될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직접 "제2 의료대란 사태가 불가피하다"며 대정부 투쟁 목적의 범의료계 조직을 구성, 전국 궐기대회를 예고하고 나서며 대립 구도가 장기화될 수 있단 우려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오는 16일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를 진행한다. 앞서 의협은 정부·국회 상대의 투쟁·협상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며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이하 범대위)를 구성한 바 있다. 범대위 중심의 투쟁 구심점을 강화하고 궐기대회를 통해 의료계 총의를 결집하겠단 입장이다.

의협 차원의 전국 궐기대회는 지난 4월 총궐기 이후 처음이다. 전공의 복귀 전이었던 당시엔 교수·전공의·의과대학생 등이 주최 추산 2만5000명이 참가하며 대규모로 진행됐다. 의협 관계자는 "이달 중 전국 대표자 궐기대회를 예정 중이며 일정은 오는 16일을 거의 확정적으로 조율 중"이라며 "총궐기는 아니기 때문에 지난 4월 수준의 대규모로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의협은 김택우 회장 중심의 리더십 체제를 재확인하고 투쟁 기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의사 엑스레이(X-ray) 사용 합법화, 검체검사 제도 개편, 지역의사제 및 공공의료사관학교(공공의대) 신설 등 의사 반발이 큰 법안 발의와 정책 추진이 이어지고 있단 이유에서다.

지난 4월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의협은 오는 11일엔 보건복지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검체검사 제도 개편 강제화 전면 중단을 촉구하는 목적의 항의 집회도 계획 중이다. 집회 규모는 300인 정도로 알려졌다. 현재 복지부는 검체검사 위수탁 수가를 수탁기관과 의료기관에 각각 분리해 청구하도록 하는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탁검사관리료를 더해 110%로 지급 중인 현행 검사 수가를 100%로 하고 위탁 수가와 검사 수가 비율을 조정, 따로 청구하는 방식이다. 그간 검사기관이 검사 수가 일부를 위탁기관 몫으로 책정하는 게 관행이 되자 계약 구조가 변질돼 검사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단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의사들은 해당 안 추진 시 의료기관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의협은 최근 입장 자료를 통해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문제는 2023년 복지부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진료과별 특성과 검사 항목 및 방식 차이가 있어, 현행 시장 질서에 따라 자율적 계약을 통한 혼란 최소화 방안이 제시됐다"며 "개편 시 검체검사 수탁 비중이 큰 필수진료과 일차의료기관의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리 청구 시 환자 개인정보 제공의 법적 근거 및 유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여러 현안을 두고 의정 간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의사들이 집단 투쟁을 예고하면서 의정갈등이 재현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실제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소통 없이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제2의 의료사태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이 가운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17일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지역의사제 입법 공청회를 열고 제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사제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도 담긴 지역·필수·공공의료(이하 지필공) 강화책으로, 의료취약지에 의사가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해 수도권 의료 쏠림 현상을 해소하겠단 취지로 마련됐다. 의료계에선 젊은 의사를 특정 지역에 장기간 묶어두는 것은 위헌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이를 일축하며 대립 중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해 의정사태처럼 집단 파업 등 극단적 현상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 같은 집단 움직임이 장기화하면 결국 의정 간 갈등 분위기 자체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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