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얼굴 처지고, 눈 안떠져"…자가이식 없이 '안면마비' 치료한다

홍효진 기자
2025.11.20 09:50

삼성서울병원-KIST 공동 연구진
'생분해성 신경 유도관+전기 자극' 새 치료법 개발
"연구 성과가 환자 치료로 이어지도록 임상에 힘쓸 것"

조영상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정영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국내 연구진이 자가 신경 이식 없이 안면신경을 재생하는 새 치료법을 개발해냈다.

조영상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정영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공동 연구진은 동물(쥐) 실험을 통해 체내에서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 소재로 자가 신경 이식과 비슷한 수준의 신경 재생이 가능하단 점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생분해성 소재의 신경 유도관을 쥐에 이식하고 전기 자극을 병행하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신경 유도관은 손상된 신경의 양 끝을 연결해 신경이 스스로 자라도록 유도하는 관 형태 기구로 관 안에서 신경이 재생되는 동안 외부 충격을 막는다.

연구진은 이 신경 유도관을 체내에서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 소재로 제작해 추가 수술 가능성을 줄였고 공여부 합병증 부담을 덜었다. 여기에 전기 자극을 더해 신경 세포 성장 속도를 높였다. 그 결과 자가 신경 이식과 유사한 수준의 활발한 신경 재생이 확인됐다.

조 교수는 지난 9월 스페인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안면신경학회에서 이 연구를 발표해 최우수 연제상을 받았다. 세계안면신경학회는 4년마다 열리는 안면신경 분야 권위 있는 국제 학회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이 손상돼 한쪽 얼굴이 처지거나 움직이지 않는 질환이다. 환자는 눈이나 입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는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이나 대인기피 등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손상된 안면신경을 치료할 때는 신체의 건강한 부위에서 신경을 떼어 이식한다. 그러나 공여부 흉터나 감각 저하 같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안면신경뿐 아니라 팔·다리와 같은 말초신경 손상 치료 전반으로 확장하는 차세대 신경 재생 치료 플랫폼의 토대"라며 "임상 연구를 거쳐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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