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K-바이오의 위상은 몰라보게 높아졌다. 이제 국내 바이오 산업은 연간 20조원에 육박하는 혁신신약 기술수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바이오의약품은 국내 여러 산업 중 가장 수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올해 국내 제약 및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기술수출 규모는 지금까지 약 18조111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플랫폼 기술 위주로 이뤄낸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이오의약품 수출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금액은 49억4200만달러(약 7조3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9.3%에 달한다. 바이오의약품을 포함한 전체 보건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수출금액은 208억달러(약 30조6000억원)로 늘었다.
K-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쌓은 토대 위에 연구 역량을 갖춘 바이오텍(바이오기술기업)의 활약이 더해지며 질적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 올릭스 등 혁신적인 기술 역량을 갖춘 바이오텍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K-바이오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다만 K-바이오의 한계도 뚜렷하다. 무엇보다 신약 파이프라인의 초기 연구 단계부터 후기 허가 임상까지 독자적으로 끌고 갈 체력이 부족하단 지적은 뼈아프다. 국내 바이오텍의 신약 연구 경험과 임상 노하우가 부족할 뿐 아니라 허가 임상까지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력이 뒷받침되기 어려운 시장 환경 등이 주요 원인이다.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 신약 개발 노력이 20년 이상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블록버스터(연간 매출액 1조원 이상의 바이오의약품)는 아직이다. 그동안 신약 개발 바이오란 타이틀을 앞세워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투자자 돈만 끌어 쓰다 상장폐지 등으로 사라진 기업도 부지기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토종 블록버스터 혁신 신약이 등장하려면 먼저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적으로 창업과 투자, 연구개발의 선순환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바이오 산업에서 기업공개(IPO) 외에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식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활발해져야 하고, 그래야 바이오 산업 유동성 확대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기술 연구의 선순환 생태계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