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개정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 본격 논의
여전한 '중과실 쟁점'…"임상현장 괴리감 커"
신생아 전담 의사들 "환자 특수성 반영해야"

'의료인 형사기소특례법' 시행을 앞두고 의정 간 하위법령 마련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신생아중환자실(NICU) 진료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단 제언이 나왔다.
이순민 연세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한신생아학회가 주관한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으로 완성한다' 정책 토론회에서 "미숙아 환자 보호자들이 '더 일찍 치료했다면 살릴 수 있었나' '치료했는데 왜 상태가 더 악화되냐' 등의 질문을 하지만, 미숙아로 태어난 것 자체가 불가피한 손상의 시작"이라며 "이 같은 사후 질문이 중과실 심사로 연결되면 NICU 진료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미숙아는 폐·뇌·위장관·심혈관 및 면역계 전반에 걸쳐 미성숙을 겪는다. 호흡곤란증후군(72.2%), 뇌실내출혈(35.5%), 기관지폐이형성증(32%) 등 합병증 발생 위험도 크다. 의료계는 이 같은 '의학적 불가피성'에도 의료사고 책임을 전적으로 의사 개인이 져야 하는 구조가 젊은 의사들의 NICU 기피 현상을 심화한다고 본다. 실제 국내 NICU 입원 환자는 연간 2만5000~2만7000명으로 추산되지만 전국 신생아 세부 전문의 수는 200여명에 그친다.
이 교수는 "미숙아 치료는 개별 아이의 유전적 취약성·체내 환경·출생 직후 상태 등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치료 행위 자체가 불가피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과실이 아닌 미숙아 의료의 본질적 딜레마"라고 짚었다.

이날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내년 5월 시행을 앞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관련 주요 쟁점인 '12대 중과실'의 모호성을 문제 삼았다. 의료계는 의료인 형사 기소를 제한해 소송부담을 완화하겠단 법 취지엔 공감하지만 진료 현장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단 입장이다. 예컨대 '전공의 등에 의료행위 지시 후 감독하지 않은 경우'도 중과실 유형에 해당하는데, 전공의 혼자 야간 당직이 빈번한 NICU 진료 특성상 이 '단독 의료행위'의 기준이 모호하단 것이다.
전지현 대한신생아학회 법제위원장(차의과대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법안의 기계적 판단과 임상 현장의 괴리감이 크다"며 "NICU 의료사고 감정·심의 시 환자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신생아 세부 전문의 2인 이상 참여를 명문화하고, 모든 NICU 의료를 '필수의료행위'로 명시해 안전한 법적 보호망을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전 교수는 환자 치료부터 퇴원 후 재활치료·보호자 대상의 경제적 지원 등 국가적 관리 체계 구축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국회와 정부는 의료계 의견에 공감대를 표하면서도 법안의 실효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법 개정을 주도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엔 검·경찰과 법원이 의료사고 판단을 주도했다면 새 법안은 그 판단에 대한 권한 대부분을 의료 전문가에게 넘기려는 취지"라며 "중과실 여부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의 감정·조사 과정에서 구체적 사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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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도 "중과실 판단은 의료사고 당시 응급상황 여부와 병원 시스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질 것"이라며 "민사적으로 책임보험·고액 배상 제도를 통해 의사 개인 부담을 없애고 형사적으로도 세부 지침을 통해 필수 의료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