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거뒀다. 신약과 해외사업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도 신약의 성과가 기대되는 기업들의 실적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전통제약사 중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은 지난해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은 2조1866억원, 영업이익은 104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5.7%, 90.2%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진출에 성공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해외 제품명 '라즈클루즈')의 기술료 유입, 약품판매 증가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도 미국 등에서 렉라자 처방이 늘면서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상반기 렉라자의 최장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확인되면 하반기부터는 렉라자의 가파른 처방확대가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예상이다.
GC녹십자도 면역글로불린 신약 '알리글로'의 미국 수출이 증가한 덕에 최대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9913억원으로 18.5% 늘었고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115.4% 급증했다. 알리글로는 연간 1500억원(약 1억600만달러)을 상회하는 미국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성장을 이끌었다. 알리글로의 올해 매출액 목표치는 1억6000만달러(약 2350억원), 2028년 목표치는 3억달러(약 4400억원)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면 GC녹십자의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6924억원으로 6.7% 늘면서 최고기록을 세웠다. 다만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19.0% 감소했다. 의약품 판매가 고루 늘면서 매출이 성장했지만 연구·개발비 투자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종근당은 신약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지난해 10월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를 설립했다. 노바티스에 기술이전한 'CKD-510'은 지난해 4분기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을 개시했고 내년 3분기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5709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보다 10.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68억원으로 33.0% 늘었다. 미국 등에서 팔리는 보툴리눔톡신 '나보타' 수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제2형당뇨 신약 '엔블로'도 매출증가에 일조했다. 올해도 나보타 수출확대, 디지털헬스케어 사업확대 등으로 실적성장이 예측된다.
한미약품도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475억원으로 3.48% 늘었고 영업이익은 2578억원으로 19.3% 증가했다.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 등 주요 품목의 견조한 성장 등의 영향이다. 올해는 하반기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를 앞뒀다. 비만신약의 기술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처방과 수출증가에 힘입어 '1조원클럽'에 입성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632억원으로 전년보다 18.5% 늘고 영업이익은 1109억원으로 25.7% 증가했다. 미국 협업사가 식품의약국(FDA)에 케이캡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빠르면 내년 1월부터 미국 내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캡은 55개국과 기술수출 또는 완제수출 계약을 했다. 이밖에 보령, JW중외제약, 동아에스티, 대원제약 등도 매출이 증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의 기술이전과 수출 등이 제약사들의 실적견인 요인"이라며 "정부의 복제약 약가인하가 예고된 만큼 신약개발, 해외사업 성과가 없는 제약사는 어려운 시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