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빠질까 겁나요" …위고비, 근손실 논란의 오해와 진실

정심교 기자
2026.03.26 17:43

[닥터프렌즈 우창윤 전문의과 함께하는 GLP-1 이야기] ②

[편집자주] 본지는 비만 환자를 진료해온 내분비내과 전문의이자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의 우창윤 윔클리닉 대표원장과 함께 5회에 걸쳐 GLP-1 비만 치료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파헤친다. 체중을 얼마나 많이 줄이는지가 관건이던 기존 비만치료에 대한 담론을 넘어 비만을 대사질환으로 바라보고, 체중감량은 물론 대사질환 치료까지 가능케 한 GLP-1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닥터프렌즈'의 우창윤 내분비내과 전문의(윔클리닉 대표원장). /사진=윔클리닉

"위고비 맞고 살 빼면 근육만 빠진다고 하던데요?"

위고비를 둘러싸고 환자들에게 많이 따라붙는 걱정 중 하나가 '근손실'이다. 체중이 줄어든 만큼 근육도 함께 빠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살은 빠졌는데 몸에 힘이 없다", "근육이 다 빠진 것 같다"는 경험담이 공유된다. 다이어트를 해 본 사람일수록 이런 불안은 더 크다.

하지만 이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체중 감량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근육의 감소 없이 지방만 골라 빠지는 체중 감량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식단 조절과 운동만으로 체중을 감량할 때도 지방과 함께 제지방량(체중에서 지방을 제외한 근육·뼈·장기·수분 등 인체를 구성하는 나머지 조직의 무게)이 일정 부분 줄어드는 건 흔한 현상이다. 실제 연구에서도 체중 감량분의 30% 안팎은 제지방량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중요한 것은 제지방량 감소가 곧바로 '근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제지방량에는 근육뿐 아니라 장기, 수분, 혈액, 그리고 근육 사이에 끼어 있던 지방까지 포함된다. 체성분 측정에 널리 사용되는 DEXA 검사(골밀도 검사)에서는 근육 사이 지방이 빠질 경우, 수치상 제지방량이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위고비 관련 임상 데이터에서도 이런 해석이 필요하다. STEP 1 연구에서 체중이 15% 감소하는 동안 제지방량 감소가 관찰됐지만, 이를 그대로 근손실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관찰했을 때 우려했던 수준의 근감소가 일어나는 것은 흔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목할 부분은 체중 감량 이후의 흐름이다. 연구에 따르면 체중이 다시 증가할 때는 지방은 비교적 쉽게 늘어나지만, 근육은 그만큼 회복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즉, 무리한 감량과 반복적인 요요가 근육 건강에는 더 불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예측 가능한 속도로 감량이 진행되고, 유지 단계로 이어지는 치료 전략은 근손실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내분비 전문 학술지 '당뇨병, 비만 및 대사'에 발표된 'SEMALEAN 리얼월드' 연구는 근손실 논란을 다시 보게 만드는 근거로 주목받는다. 이 연구에서 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1년간 위고비 치료 경과를 추적했더니 체중은 의미 있게 감소되고 감량된 체중의 대부분은 지방 감소로 나타났다. 근육 손실은 전체 체중 감량의 약 18%이고 나머지 72% 가 체지방 감소로, 일반적인 다이어트 과정과 비교해도 과도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특히 주목할 게 '근력 지표'다. 악력은 치료 7개월 시점에 약 4㎏ 증가했고, 12개월에는 더 개선됐다. 내장지방은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사지 근육량은 초반 감소 이후 점차 유지되는 흐름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근육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 일부 제지방량 감소가 나타나더라도, 이는 근육 자체의 소실이라기보다 근육 안이나 사이에 끼어 있던 지방이 줄어든 결과일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면 근육의 밀도와 기능은 오히려 좋아질 수 있다.

근손실 우려를 줄이는 데에는 생활 중재도 중요하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기본적인 활동을 병행할 경우, 근육 감소는 일반적인 다이어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운동을 크게 늘리지 않았음에도 체성분과 기능이 개선됐다는 사례도 적잖았다.

비만 치료는 숫자를 줄이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몸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과정에 가깝다. 근육이 빠질까 두려워 치료를 미루기보다 어떤 방식의 감량이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지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해졌다. 위고비를 둘러싼 근손실 논란 역시, 그런 질문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외부 기고자 - 우창윤 '닥터프렌즈' 내분비내과 전문의(윔클리닉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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