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이 '전통 항암제'인 세포독성항암제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와 CDMO(위탁개발생산) 추진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1차 치료제로 면역·표적항암제와 함께 쓰는 '병용요법'에 필수적이지만,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하는 만큼 이미 시장에 진입한 보령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글로벌 1위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31일 서울 종로구 보령빌딩에서 열린 6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카나브'(고혈압 치료제) 단일 품목으로 성장하던 보령은 이제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향후 5년간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포스트 카나브 시대'에 대비한 신 성장 동력으로 △만성질환과 항암제 사업 강화△세포독성항암제와 페니실린 등 필수의약품 공급 △우주산업 등 3가지를 꼽았다.
특히, 김 대표는 '탁소셀' 등 세포독성항암제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사업 추진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보령은 젬자, 알림타, 탁소셀과 같은 세포독성항암제의 모든 권리를 오리지널 제약사로부터 인수하고 국내외에 직접 제조·공급하는 'LBA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체결한 탁소셀의 인수합병 계약은 국내외 19개국의 판권, 유통권, 허가권, 생산권, 상표권 등을 포함해 1억 6100만 유로(약 2830억원)로 보령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날 김 대표는 지금까지의 LBA 전략을 통해 획득한 제조·기술 역량과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세포독성항암제 글로벌 공급 1위"라는 목표를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면역·표적항암제가 등장했지만 세포독성항암제는 대체되지 않고 오히려 병용요법 확대로 탄탄한 수요를 입증하고 있다"며 "다른 기업이 바이오의약품 등으로 생산 시설을 전환하면서 안정적 공급 역량을 가진 기업에 점유율 확대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기준은 갈수록 높아지지만 이를 맞출 수 있는 회사는 줄고 있다"며 "생산시설(예산캠퍼스)의 EU GMP 획득, 세포독성항암제 제형 변경 성공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향후 제품 판매를 넘어 CDMO 기회도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기며 2년 연속 '1조 클럽' 수성에 성공했다. 항암제 매출 규모는 2300억원 수준으로, 연평균 성장률은 23.5%에 달한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탁소셀만으로 9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매출이 추가 발생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항암제 영역은 앞으로의 성장에도 더욱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며 "항암 분야 바이오시밀러와 합성의약품의 파이프라인을 2029년까지 각각 9개, 7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