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 하자" 야외서 커피 마셨다간…미세먼지 심한 날 이런 행동 '독'

"꽃구경 하자" 야외서 커피 마셨다간…미세먼지 심한 날 이런 행동 '독'

정심교 기자
2026.03.31 16:11

[정심교의 내몸읽기]

벚꽃이 예년보다 일찍 피어나면서 나들이할 생각에 들뜬 것도 잠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외출이 두려운 요즘이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흔히 '마스크만 끼면 되겠지' 하고 여겼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무심코 한 행동이 몸속에 미세먼지를 쏟아붓는 격이 될 수 있어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피해야 할 대표적인 행동을 알아본다.

피할 행동 1. 야외서 밥 먹고 커피 마시기

최근 따사로운 봄 햇살을 느끼기 위해 식당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하거나, 카페 실외 좌석에서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이랬다간 미세먼지가 기도(호흡기)뿐 아니라 목과 식도를 통해 몸속에 침투하게 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작은 입자상 물질로, 대기 중에 장시간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온다. 입자의 크기에 따라 PM10(지름 10㎛ 이하)인 미세먼지와 PM2.5(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구분된다.

미세먼지는 연료 연소, 보일러나 자동차, 발전시설 등의 배출 물질이 주요 발생원이다. 공사장·도로 등에서 흩날리는 먼지도 미세먼지에 달라붙는다. 초미세먼지는 자동차·화력발전소 등에서 배출된 1차 오염물질이 햇빛과 함께 대기 중에서 반응해 만들어지는 2차 오염물질이다. 초미세먼지는 주로 황산염, 질산염, 유기 탄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결국 미세먼지는 단순한 흙·모래가 아닌, 매연이나 건물에서 나온 중금속·발암물질이 섞인 복합 입자다. 이런 화학물질은 입자가 거칠고 끈끈한데, 미세먼지가 묻은 음식을 먹으면 미세먼지가 목·위 등 점막에 잘 들러붙어 점막을 자극할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오지연 교수는 "대로변이나 공사장 주변은 미세먼지 농도가 특히 더 높으므로 이런 장소에선 가급적 오래 머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피할 행동 2. 실내 환기 아예 안 하기

바깥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환기를 아예 하지 않는 게 도움 될까. 실내에서 환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실내 오염이 쌓일 수 있어 짧게라도 환기하는 게 더 낫다.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주환 교수는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공기 질을 관리하고, 환기는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간대를 선택해 짧게, 자주 하는 게 낫다"며 "외부와 연결된 통풍구는 깨끗하게 유지해 오염된 공기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했다면 집에 들어가기 전 외출복을 털어 미세먼지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게 좋다"며 "집에 오자마자 바로 손 씻기, 샤워, 양치질 등을 통해 몸에 붙은 미세먼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바깥에서 격렬한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운동하면 호흡량이 증가해 초미세먼지가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실내에서 가볍게 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피할 행동 3. 술 마시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술자리를 피하는 게 현명하다. 미세먼지 자체가 간에 위협적이어서다. 서울대 의대와 국립암센터 공동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3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간 효소 수치의 연관성을 분석했더니 미세먼지 수치가 9㎍/㎥ 씩 증가할 때마다 간세포에 있는 효소인 'ALT'와 'AST' 값이 각각 0.0228, 0.0105씩 상승했다.

두 효소의 수치가 상승했다는 건 간세포가 파괴되면 혈액 속으로 흘러나왔다는 것으로, 간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계속 노출되면 활성산소종 생산이 촉진돼 간의 항상성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오염이 심할수록 간암을 비롯해 담관암·췌장암·쓸개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도 연구에서 밝혀졌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술을 피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술과 미세먼지 둘 다 몸속 여러 부위에서 염증을 일으키며 혈관에 손상을 가한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술의 알코올은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유발한다. 미세먼지는 기관지 점막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감염에 대한 방어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폐렴 등 2차 감염의 위험도 커진다. 실제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지켜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μg/㎥ 높아질 때마다 모든 질병 발생률은 4%, 심폐질환 발생률은 6%, 폐암이 생겨 사망할 확률은 8% 증가했다.

오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채소를 챙겨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면 호흡기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돼 유해 물질에 대한 방어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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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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