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에 사는 50대 여성 박한주씨(가명)는 최근 아침에 일어나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서 올라오는 찌릿한 통증을 겪고 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던 딸과 함께 한 달 전부터 주말 등산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늘어난 활동량에 몸이 부담을 느낀 듯했다. 처음엔 일시적이었지만 반복된 통증에 불편감을 느낀 박씨는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족저근막염'이었다. 그는 "거의 집에만 있다가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다 보니 무리가 간 것 같다"며 "처음엔 단순 피로감인가 했는데 통증 강도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봄맞이 야외활동을 시작한 이들이 늘고 있다. 러닝은 물론 최근 'MZ(밀레니얼+Z세대) 명소'로 불리는 관악산에 등산객이 몰리는 등 날이 풀리면서 활동량이 크게 증가했다. 문제는 이렇게 겨울 동안 줄었던 활동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경우 박씨처럼 발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단 점이다. 특히 박씨처럼 걸을 때마다 뒤꿈치에 시큰한 통증이 있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부터 발바닥을 따라 발가락 기저부까지 이어지는 두껍고 강한 섬유띠다. 발 아치를 유지하고 체중을 지탱하는 구조물로 보행 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족저근막염으로, 가장 흔한 발 질환 중 하나다.
족저근막염 환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 수는 2020년 25만829명에서 2024년 28만9338명으로 15.4% 늘었다. 2024년 기준 여성 환자는 16만1368명으로 남성(12만7970명)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50대 환자가 7만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형적 증상은 발뒤꿈치 통증이다. 아침에 일어나 처음 몇 걸음을 걸을 때 발뒤꿈치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질환을 의심해 볼 만 한다. 증상이 악화하면 오래 걷거나 운동 직후 통증이 심해지고 발 안쪽 뒤꿈치를 누를 때 압통이 나타날 수 있다. 아킬레스건 단축이 동반되는 경우도 적잖다.
요즘 같은 봄철엔 활동량이 급증하면서 발바닥에 부담이 가해지는 움직임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김민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활동량이 갑자기 늘거나 체중이 증가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하면 족저근막에 과도한 부하가 걸릴 수 있다"며 "평발이나 오목발(발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발)처럼 발 자체에 구조적 이상이 있다면 바닥이 딱딱한 신발이나 굽이 너무 낮은 신발을 자주 신는 것만으로도 (족저근막염)위험이 커진다. 여성의 경우 하이힐 착용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족저근막염은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될 수 있다. 운동량이 과도하다면 이를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줄이는 등 주된 원인을 제거하는 게 우선이다.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마사지, 대조욕(온탕과 냉탕에 통증 부위를 번갈아 담그는 치료법) 등을 꾸준히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앉은 자세에서 엄지발가락을 잡아 발등 쪽으로 천천히 당겨 5분 이상 유지하는 스트레칭은 효과적인 근막 이완법이다.
가장 중요한 건 생활 습관 관리다. 발바닥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쿠션감이 있는 신발을 신어 일상 활동 시 발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김 교수는 "족저근막염 환자의 90% 이상은 보존적 치료로 호전된다"며 "야외활동을 시작할 땐 운동 강도를 서서히 늘리고 충분한 스트레칭과 체중 관리로 발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