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Rn 잇단 고배에 TED 신약 판도 재편…'차세대 기전' 경쟁 본격화

정기종 기자
2026.04.05 13:57

유력 후보 FcRn 계열 2·3상서 잇따라 고배…차별화 후속 주자 공백 현실화
CD40L·TSHR 등 대안 기전 재조명…에이프릴바이오 'APB-A1' 급부상

갑상선안병증(TED) 치료제 시장에서 후속 주자로 기대를 모았던 FcRn 계열 신약 후보들이 잇따라 임상 고배를 마시며 판도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유일한 허가 치료제인 암젠 '테페자'와 차별화된 기전의 후속 주자 공백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에는 후순위로 평가받던 파이프라인들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술이전 파트너사인 미국 이뮤노반트는 지난 2일(현지시간) '바토클리맙'(IMVT-1401) TED 3상 탑라인(주요지표) 결과 발표를 통해 임상 주평가지표인 '안구돌출반응률'의 통계적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벨기에 알제넥스 '비브르가트'가 임상 2상 단계에서 주요 평가지표 미충족을 이유로 개발 중단을 선언한 데 이은 FcRn 기전 치료제 추가 임상 실패 사례다.

FcRn 계열은 면역글로불린G(IgG)의 재활용을 차단해 체내 자가항체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노린다. TED의 핵심 원인 중 하나가 IgG인 TSHR 자가항체인 만큼, 이를 줄여 질환의 '트리거'를 약화시키는 접근법이다. 기존 인슐린유사성장인자-1 수용체(IGF-1R)의 부작용 한계 극복과 비교적 높은 범용성에 주목받아왔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TED는 눈 주위 염증과 조직 비대 발생에 따라 안구 돌출, 복시, 시력 저하 등이 뒤따르는 희귀질환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츈비즈니스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26억2000만달러(약 3조9500억원)였던 TED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6%씩 성장해 2030년 약 35억달러(약 4조5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 치료제 시장 규모는 작지만 약가가 높은데다, 현재 TED를 적응증으로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품목이 테페자(2020년 허가) 1종뿐이다. 이에 후속 품목 시장 진입에 따라 2030년 50억달러(약 7조5400억원) 규모까지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당 측면에서 2상과 3상 단계 개발 품목이 존재하는 FcRn 계열 치료제는 차기 TED 신약 후보들 중 선두권으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효능 검증 실패로 개별 파이프라인은 물론 FcRn 기전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꺾인 상태다.

이 같은 판도 변화는 다른 기전 후보군의 기회 확대로 이어지는 중이다.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TED 신약 후보는 지난해 허가를 신청한 미국 비리디언 테라퓨틱스의 '벨리그로투그'다. 하지만 테페자와 같은 IGF-1R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별화 기전의 후보군으로 볼 수 없다.

FcRn 기전 외 주목받는 TED 신약 후보로는 CD40L과 TSHR을 타깃하는 방식이 꼽힌다. CD40L은 면역 반응을 증폭시키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고, TSHR은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유도하는 단백질이다.

CD40L 타깃 치료제는 IGF-1R 대비 앞선 단계에서 면역 반응을 조절해 보다 원인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TSHR 방식은 질환을 유발하는 표적을 직접 타깃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TSHR 직접 타깃 신약은 K1-70이 임상 1/2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CD40L 관련 파이프라인으로는 국내 에이프릴바이오가 덴마크 룬드벡에 지난 2021년 56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APB-A1'이 있다. 자가항체 생성과 면역 반응을 상위 단계에서 조절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는 기전으로 꼽힌다.

CD40L 기전은 최근까지 개발 속도에 밀려 상대적인 주목도가 낮았지만, 선두 주자들 낙마에 재조명을 받고 있다. APB-A1이 오는 6월 예정된 1b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추가 경쟁력 입증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룬드벡 역시 내부적으로 적극적인 APB-A1 적응증 확대 계획을 밝힌 상태다.

특히 그동안 CD40L 기전 약물의 3상 성공 선례 부재가 약점으로 꼽혔지만, 지난해 미국 바이오젠이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루푸스병 신약 'DPZ' 3상에서 성공적 결과를 도출하며 기전 신뢰도가 높아졌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CD40L 타깃 치료제의 경쟁은 이미 다른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검증된 상태로 신규 기전임에도 신뢰도는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며 "TED 영역에서도 향후 임상 데이터를 통한 경쟁력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의미 있는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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