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깬 상태서 '손 수술' 4천건…실시간 피드백에 결과·회복 속도 ↑

박정렬 기자
2026.04.06 17:53

방아쇠수지 등 '각성수술' 확산
장기준 원장에게 듣는 치료 트랜드

장기준 연세스탠다정형외과 원장이 수부각성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세스탠다정형외과

손과 손목은 많이 쓰는 만큼 고장 나기 쉬운 부위다. 아이러니하지만, 자주 사용하다 보니 통증·기능 저하가 나타나도 수술을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도 수술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고령층, 만성질환자에게 '수부 각성 수술'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수부 각성 수술은 안전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며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장기준 연세스탠다정형외과 원장은 이 수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지금까지 4000건 이상 시행했다. 장 원장에게 수부각성수술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수부 각성 수술이란.

▶보통 손 수술은 전신마취나 수면마취로 진행한다. 수부 각성 수술은 국소마취와 지혈제 투여로 진행해 이름처럼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서 수술한다. 마취 효과로 통증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지혈대 대신 지혈제를 활용하기 때문에 수술 중 압박으로 인한 불편감도 줄일 수 있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마취를 적게 할수록 환자는 안전하다. 전신마취는 인공호흡기 사용, 금식, 회복 과정 등 환자가 감내해야 할 요소가 많다. 수술 후 어지럼증이나 구토 같은 부작용도 흔하다. 반면 각성 수술은 이런 부담이 거의 없다. 당일 수술 후 바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많다. 고령자나 당뇨·심혈관질환 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방아쇠수지 수부각성수술 장면./사진=연세스탠다정형외과

-환자 만족도가 높겠다.

▶그렇다. 수술 중 의료진과 소통이 가능하고, 본인이 직접 손을 움직이며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많은 환자가 '생각보다 훨씬 편안했다'고 이야기한다.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으며 긴장을 줄이는 환자도 있다.

-정확도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을까.

▶수부 수술은 미세한 차이로 결과가 좌우된다. 특히 인대나 힘줄 수술은 '장력'이 핵심인데 너무 강해도, 약해도 기능이 떨어진다. 전신마취 상태에서는 이를 의사의 경험에 의존해야 하지만 각성 수술에서는 환자가 직접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보면서 장력을 확인한다. 반응을 보며 즉석에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완성도가 훨씬 높다.

-회복 속도도 빠른가.

▶손은 관절 강직이 빨리 오는 부위로 조기 재활이 매우 중요하다. 각성 수술은 이런 점에서 재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장점이 있다. 수술 중에도 손을 움직이며 상태를 확인하니 회복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다른 장점이 있다면.

▶불필요한 입원과 복잡한 검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전신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게 되는 것도 환자 입장에서 장점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마취가 무서워서 버티다가 왔다'는 환자들이 많다. 치료를 주저하던 환자가 편안하고 자유롭게 손을 쓰게 되는 순간을 볼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

방아쇠수지 수부각성수술 과정./사진=연세스탠다정형외과

-의사 입장에서는 더 까다로울 것 같다.

▶손은 신경이 매우 촘촘한 부위라 미세한 손상도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욱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각성 수술은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해 마취, 지혈, 통증 조절을 훨씬 정밀하게 해야 한다. 작은 오차까지 환자가 바로 느끼는 만큼 고도의 집중력과 숙련도가 요구되는 수술이다.

-일반 수술과 방식이 다른가.

▶수부 각성 수술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얇은 봉합사를 사용하고 △절개 범위를 줄이며 △촘촘하게 봉합하는 것을 원칙으로 시행하고 있다.

-어떤 질환에 적용할 수 있나.

▶손가락 골절, 인대·힘줄 파열, 방아쇠 수지, 손목터널증후군, 듀피트렌 구축증 등 대부분의 수부 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 앞으로 적용 범위는 더 넓어질 것이다. 이미 손과 손목을 넘어 발·발목, 무릎 등 다른 관절에도 적용하는 사례가 나온다. 최소 침습, 최소 마취, 최소 위험이라는 최신 정형외과 치료 트랜드에 부합하는 수술이다.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손은 생각보다 빨리 굳는 부위다. 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고정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적절한 치료와 함께 가능한 범위 내에서 빨리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하진 않는다. 또 수술하더라도 안전하게, 그리고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으니 마취가 무섭다고 수술이 겁난다고 무조건 미루지만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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