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항생제 신약 단 '2개'…아시아 10개국 중 최하위권

홍효진 기자
2026.04.13 09:07

[의료in리포트]
삼성서울병원 등 연구진, '항생제 신약 도입 현황' 분석
아시아 10개국 항생제 신약 '평균 3.5개'
한국, '단 2개'로 최하위권…일본·대만은 6개
"복잡한 허가절차 및 약가·급여 협상 장기화 등 문제"

아시아 10개국 항생제 신약 도입 현황.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최근 15년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항생제 신약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10개국에서 실제 사용 가능한 약제가 국가당 평균 3.5개에 불과하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국이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 신약은 2개뿐으로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허경민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이영호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진은 아시아태평양감염재단 항생제 내성 감시를 위한 아시아 연합(ANSORP) 연구진과 함께 아시아 10개국을 대상으로 항생제 신약 도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항균제 국제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IF =4.6) 최근호에 게재됐다.

아시아 지역은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균(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보유한 내성균)에 의한 감염 발생과 그에 따른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다제내성균은 여러 항생제의 내성으로 치료가 어려워 항생제 신약 개발과 도입이 중요하다. 한 가지 신약으론 모든 다제내성균을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항생제 치료 선택지가 필요하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최근 15년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항생제 신약 22개 중 지난해 기준 아시아 10개국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국가당 평균 3.5개에 불과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서도 항생제 신약 도입 면에서 상황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 수준이 유사한 일본과 대만의 경우 각각 6개의 새로운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단 2개의 신약만 사용할 수 있어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는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이 낮은 말레이시아(4개), 인도네시아(3개), 태국(3개)보다도 적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2개의 항생제 신약은 '세프타지딤·아비박탐'과 '세프톨로잔·타조박탐'이다. 모두 카바페넴 내성 그람음성균 치료에 사용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 따른 항생제 신약 수.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한국에서 중요한 문제로 꼽히는 '카바페넴 내성 아시토박터'(CRAB)나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등 다른 종류의 다제내성균 치료제 신약 도입은 전무했다.

연구진은 △복잡한 허가 절차 △장기화하는 약가·급여 협상 체계 △제약사의 상업적 동기 부여 부족 등 복합적 장벽이 신약 도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로 꼽았다.

연구진은 "미국·영국·스웨덴처럼 제약사가 초기 판매량에 의존하지 않고도 항생제 공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시장 정책을 참고해야 한다"며 "일본 역시 제약사에 연간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시범 사업을 준비 중이고, 대만도 신약 심사 과정에 보건의료기술평가(HTA)를 적극적으로 통합해 높은 신약 접근성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연구를 주도한 허경민 교수는 "다제내성균 감염 부담이 높은 아시아 지역에서 항생제 신약 접근성 개선은 환자 치료에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각국 항생제 신약 도입 정책 개선을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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