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소년 10명 중 6명꼴로 고카페인 음료 경험이 있단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인보다 카페인 분해력이 부족한 청소년이 많은 양의 카페인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쉽게 내성이 생겨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단 것이다.
21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 유해 약물 사용 실태 및 정책 방안 연구' 보고서에 공개된 '국내 청소년 커피 및 고카페인 음용 경험' 조사(인원 3384명)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일정 빈도로 고카페인 음료를 마신 청소년은 응답자의 61.2%에 달했다. 한 달 '10회 이상' 마신다고 응답한 비율은 10.8%로, 고카페인 음료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일상적 각성 유지 수단으로 사용된단 점이 확인됐다.
실제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는 '피로 회복'과 '각성 유지'란 기능적 목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맛이 좋아서 마신다'는 응답은 41.7%에 그쳤지만 '시험공부나 과제 수행 시 마신다'는 응답은 57.8%로 절반을 넘었다. '카페인 음료는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와 '집중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문항에서 긍정 응답은 각각 37.8%와 49.7%, 부정 응답은 각각 38.6%와 24.7%였다.
일상에서 카페인은 집중력 향상과 각성 효과를 위해 사용된다. 문제는 너무 많이 먹는 경우다. 특히 청소년은 성인보다 카페인 분해 능력이 떨어져 과다 섭취 시 부작용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청소년의 일일 최대 카페인 섭취 권고량은 체중 1킬로그램(㎏)당 2.5밀리그램(㎎)이다. 60㎏ 기준 150㎎ 수준이다. 시중 고카페인 음료는 한 캔(250~355밀리리터·㎖)당 60~100㎎ 카페인이 함유돼 있는데, 용량에 따라 그 양은 다르지만 두 캔 이상만 먹어도 하루 권고량과 비슷하거나 이를 쉽게 넘길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섭취량이 누적될수록 의존도가 커진단 점이다.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이 고카페인 음료를 통해 '내 정신 기능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위험 요소"라며 "많은 카페인을 지속해서 섭취하면 물질의 작용(집중력 개선 등)이 누적돼 내성이 생기고, 결국 이전보다 더 많이 먹어야 안정감을 찾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조금이라도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생기면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고 긴장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진료 중 만난 10대 중에서도 처음 고카페인 음료를 마실 때보다 섭취량이 양이 점점 늘어 하루에 에너지 음료를 몇캔씩 달고 사는 사례가 적잖다"며 "이미 공황장애나 불안증을 앓는 아이들이 카페인에 중독될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지고 반대로 양을 줄이면 금단현상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수면 장애를 겪어 피로감이 쌓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커피)한 잔 정도 양의 카페인 섭취는 큰 문제가 없지만 권고량을 넘기면 뇌 호르몬 및 신경세포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안감 유발, 수면 패턴 및 성장 방해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청소년기엔 고카페인 음료는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