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이 2030년 문을 연다. 고위험 필수 의료의 경우 중과실이 없으면 형사책임이 완화된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제434회 국회 본회의에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의전원 설립법) 제정안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 일부개정안을 비롯해 복지부 소관 13개 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먼저 국립의전원 설립법은 공공의료 분야의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이른바 '공공의대'로 불리는 국립의전원은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설립되며 2030년 개교해 매년 100명의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국가 재정으로 학생의 학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졸업생은 의사 면허 취득 후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서 15년 동안 의무적으로 복무하게 된다.
복지부는 일반 교육기관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공공의료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감염·정신·중독·법의학 등 공공의료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하위법령을 마련하는 등 법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도 신속히 착수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립대병원 및 국립암센터 등과 연계한 실습 과정을 운영해 수준 높은 의학교육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고위험 필수 의료 기피의 원인이던 '사법 리스크'를 완화하고 의료사고 안전망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선 고위험 필수 의료 행위의 위험 내재성,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공익성 등을 고려해 중과실이 없는 경우 형사부담을 완화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구체적으로 책임보험 가입, 설명의무 이행, 손해를 전액 배상하는 경우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기소되는 경우에도 재판부가 정상을 고려해 임의로 형을 감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행 반의사불벌 특례를 확대해 의료사고로 상해 결과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복지부는 "법조계, 의료계, 환자·소비자 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고위험 필수 의료 행위, 중대한 과실을 사전 심의하는 등 의료사고 수사를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의료사고 설명 의무는 강화됐다. 사망, 의식불명, 중증 장애 등 중대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건의료기관개설자 등이 발생 사실을 인지한 날부터 7일 이내 환자에게 사고 내용, 경위 등을 설명하도록 법제화했다. 의료 분쟁 발생 시 신속하고 전문적인 해결을 위해 환자를 돕는 조정 당사자 조력 제도(환자대변인)를 법제화하고 사망이나 중증 장애가 발생했을 때 조정 제도가 자동 개시하던 것을 일반장애, 고위험 필수 의료 행위로 확대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의료인의 배상 부담을 완화하고 환자의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의료기관 개설자에 대해 책임보험(공제) 가입을 의무화하는 한편, 국가가 보험료를 지원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했다. 특히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고위험 필수 의료 고액 배상 보험에 대해서는 국가의 보험료 지원을 의무화했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대상은 기존 분만 사고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고위험 필수 의료 행위로 확대했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하위법령 개정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의료진, 환자·소비자단체, 전문가 등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고위험 필수 의료 행위 범위, 책임보험 보장 기준,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운영방안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으로 의료사고 관련 환자의 권익 보호와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통해 환자와 의료인이 서로 신뢰하며 존중하는 의료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