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사 등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를 넓히는 내용의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두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의사 면허권을 침해하는 매우 위험한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기사법 개정안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하고 의사의 면허권을 침해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남인순 의원과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의료기사가 의사·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수행하던 업무를 '지도 또는 처방·의뢰'에 의해서도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넓힌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지난 15일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나 치과의사가 의료기사에 원격지도'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의료기사는 의료기관 외 장소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대해 김 회장은 "현행 의료체계에서 의료기사는 의사의 지도하에 진료 보조 업무를 수행하게 돼 있다"며 "이는 의료행위가 의사의 전문적 판단과 환자 상태에 대한 책임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물리치료사와 임상병리사가 의사를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환자를 치료·검사해도 될 만큼 국민 건강에 대한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며 "대법원 역시 '의료기사로 하여금 특정 분야 의료행위를 의사 지도하에서 제한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판결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사의 직접적 지도·감독이 없는 상황에선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한 즉각적 대응이 어려워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처방·의뢰'에 따른 행위와 실제 수행 행위 간 책임 분리가 발생할 경우 법적 분쟁과 혼란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선 통합돌봄체계 추진과 방문 재활 확대를 이유로 본 개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이미 정부 시범사업을 통해 의사의 '지도' 하에서도 방문 재활이 충분히 가능하단 점이 확인됐다"며 "정부 계획상 물리치료사의 방문 재활은 2028년 또는 2029년에 도입될 예정으로 법 개정을 서두를 필요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의료기사 단체는 의료인 단체가 (개정안 내용에)합의했음에도 반대한단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며 "의료기사법 개정안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면허체계의 기본 원칙을 망각해 의료현장의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를 향해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