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접촉으로 전파" 남성 구강 위협한다...젊은층 '이 암' 급증

홍효진 기자
2026.05.01 09:30

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252) 두경부암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장(이비인후과 교수).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은 두개저부터 상부 식도까지 이르는 넓은 영역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뇌와 안구를 제외한 구강(혀), 비부비동(코), 침샘, 인두(편도), 후두 등 30여개 부위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통칭한다. 발생 부위가 다양한 만큼 치료 역시 복잡하며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국내에선 매년 5000명 이상의 환자가 새로 진단된다.

그간 두경부암은 흡연과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로 환자의 약 70~85%가 흡연력과 관련이 있으며,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할 경우 암 발생 위험은 최대 15~20배까지 증가한다. 또한 국내 대규모 코호트(집단) 연구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두경부암 양상은 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흡연과 무관한 환자가 늘고 있고 특히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관련된 두경부암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HPV는 흔히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인두암(편도암·설근부암 등)과 같은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HPV가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란 사실이다. 이에 최근엔 젊은 연령층에서도 두경부암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이미 HPV 관련 구인두암이 빠르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흡연 관련 두경부암은 감소하는 반면 HPV 관련 암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예방 전략의 전환을 요구한다.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 금연과 절주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HPV 감염 자체를 차단하는 것 역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HPV 예방접종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정책 변화가 이뤄졌다. 올해 5월부턴 12세 남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HPV 백신 무료 접종이 시행된다. 이는 HPV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감염되고 구인두암 등 다양한 암의 원인이 된단 점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HPV는 전 세계적으로 구인두암의 약 70%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 백신은 감염 이전에 접종할 때 가장 효과적인 만큼 성 경험 이전인 사춘기 전후 시기에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그동안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덜 강조돼 왔지만, 이제는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감염 감소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접종이 필요하다.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부위와 병기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 평균 5년 생존율은 50~60%대로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8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입안 궤양이 오래 지속되고 쉰 목소리가 계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측면에서도 많은 발전이 이뤄졌다. 과거엔 광범위 절제로 인해 말하기, 삼키기, 호흡 기능에 큰 장애가 남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로봇수술 도입으로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기능을 보존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특히 구인두암에서 로봇수술은 정밀성과 회복 속도 면에서 주요한 치료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두경부암은 생활 습관 개선과 예방접종을 통해 충분히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질환이다. HPV 예방접종은 더 이상 여성만을 위한 백신이 아니다. 남성에게도 구인두암을 포함한 두경부암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건강관리법이다.

외부 기고자-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두경부암센터장(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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