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성별 확정 호르몬치료를 받은 트랜스젠더와 성별 다양성을 가진 사람 대부분이 호르몬치료에 만족하고, 호르몬치료 후 삶의 질과 정신 건강에서 뚜렷한 개선을 경험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은실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이선영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국내 트랜스젠더와 성별 다양성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성별 확정 호르몬 치료의 효과와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24년 1~10월 성별 확정 호르몬치료 또는 수술을 제공하는 국내 8개 의료기관에서 호르몬치료를 받는 트랜스젠더 824명을 대상으로 다기관에서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 △치료 만족도 △후회 여부 △삶의 질 △정신건강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랬더니 성별 확정 호르몬치료를 받은 트랜스젠더의 90.7%가 호르몬 치료에 대해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호르몬 치료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도 80.8%에 달했다.
특히 치료 효과에 대한 자기 인식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응답자의 89.6%는 성별 일치감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성별 표현(87.2%), 삶의 질(85.2%), 자존감(82.3%), 정신 건강(82.1%) 등 주요 지표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이는 성별 확정 호르몬치료가 개인의 성별 불일치감 해소뿐 아니라 삶의 질과 정신건강을 실질적으로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이도 확인했다. 트랜스 남성(여성→남성)의 경우 치료 만족도가 94.1%로 가장 높았다. 반면, 논바이너리 집단(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구분에 속하지 않는 성별 정체성)은 83.7%로 상대적으로 조금 낮은 만족도가 나타났다.
이은실 교수는 "국내 트랜스젠더 인구를 대상으로 성별 확정 호르몬치료의 효과를 객관적 데이터로 처음 제시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높은 만족도뿐 아니라 정신건강과 삶의 질 개선까지 확인된 만큼 트랜스젠더 인구의 건강 증진을 위해 성별 확정 호르몬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 적용 등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국제 트랜스젠더 헬스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Transgender Health)'에 오는 9월 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