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소리 지르고 팔다리 '휙휙'...'몸속 수분' 비율이 파킨슨병 경고

홍효진 기자
2026.05.11 08:30

인바디로 쉽게 확인…수분비율 지표, 파킨슨병 위험 예측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배희원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체내 수분 비율 지표로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단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와 배희원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진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체성분 지표와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 국제 학술지 '슬립 메디신'(Sleep Medicine·IF=3.4)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수면 중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휘두르는 등 꿈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로 보이는 질환이다. 환자의 80% 이상은 10~15년 이내 파킨슨병·루이소체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활용되는 예측 지표들은 고가 장비나 전문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일상 진료 내 반복적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생체 전기저항 분석 방식 기기 인바디를 사용해 2016~2024년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환자 147명을 분석했다. 평균 약 4.5년의 추적 관찰 기간 이들 환자 전체의 21.1%가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은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 결과 '세포 외 수분비(比)'가 높을수록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이 컸다. 세포 외 수분비는 몸 전체 수분 중 세포 밖에 분포하는 수분의 비율로, 신체 수분 조절 능력과 만성 염증 상태를 나타낸다. 이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어 높아졌단 것은 세포막 기능이 저하되거나 염증으로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됐단 뜻이다.

세포 외 수분비에 따른 신경퇴행성 질환 무진행 생존율 비교. 시간이 지날수록 세포 외 수분비가 높은 고위험군(검은색 선)은 낮은 군(회색 선)보다 신경퇴행성 질환 없이 유지되는 비율이 더 감소했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은 "이러한 신체 불균형과 염증 환경이 신경계를 취약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신경세포 퇴행을 촉진하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연구 결과 세포 외 수분비가 일정 수준 증가할 때마다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은 6.56배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수치가 38.4%를 넘는 고위험군은 질환 진행 속도가 더 빨랐다.

세포 건강도를 나타내는 '전신 위상각 수치'는 근육 경직이나 떨림 증상의 정도와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전신 위상각이 낮을수록 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근육 조직이 약해져 관련된 운동 장애가 더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은연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크지만, 일상 진료에서 고위험군을 간편하게 가려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체성분 검사가 환자 발병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단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