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지도의무 축소' 의료기사법 개정안, 법안소위 상정…의사들 "졸속논의" 반발

홍효진 기자
2026.05.18 16:42

복지위, 19일 법안소위서 의료기사법 개정안 심사
의협·치의협 "법안 철회" 촉구…19일 궐기대회 예고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사의 직접적 지도 없이 의료기사의 '병원 밖' 업무를 허용하는 법 개정안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이 가운데 의사단체는 해당 안이 "의료체계 근간을 위협한다"는 주장을 고수하며 장외 집회까지 예고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는 19일 오후 2시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원포인트'(단건) 상정해 심사한다. 지난달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개정안이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만큼, 이번 심사를 통해 법 개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개정안은 물리치료사·치과위생사 등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를 넓히는 게 핵심이다. 앞서 지난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치과의사 '지도'하에 수행하던 의료기사의 업무를 '처방·의뢰'에 의해서도 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확대한 해당 법 개정안을 공동으로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정부는 재택의료 중심의 통합돌봄 모델 확대를 목표로 의료기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의사단체가 지속해서 법안 철회를 요구 중인 만큼 최종 관문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의 처방이나 의뢰만을 받은 의료기사가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해 환자에게 안 좋은 결과가 발생하면 의료기사는 당연히 '처방대로 했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의료체계 근간을 흔드는 입법 시도는 용납할 수 없으며 일방적 개정 논의 중단과 법안 철회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돌봄통합지원법에 역행하는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이정우 대한치과의사협회(치의협) 회장 직무대행도 회견에서 "치과의사의 실시간 통제를 벗어난 처방 개념은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들어 무면허 의료행위와 부실 진료를 양산할 것"이라며 "행정적 전달에 불과한 '처방·의뢰'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의료기사의 독자적 업무 수행이나 우회적 단독 개원을 조장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의사회와 경남도의사회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개정안의 기습 상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국회는 정부 수정안을 거쳐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료기사'에 한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응급상황 대응 의무 및 불이행 시 과태료 부과 등 상세한 규정을 다뤘다는 입장이다.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는 의료기사의 단독 개원 및 독자 의료행위를 막을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원격지도 개념을 도입해 제안한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대안으로 언급하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달 '의사나 치과의사가 의료기사에 원격지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의료기사는 의료기관 외 장소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기사법 정부 수정안은 책임 공백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며 "처방 중심으로 방문재활 체계가 바뀌면 실제 현장에서는 환자 안전에 대한 공백이 커질 것"이라고 정부 수정안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의협과 치의협은 의료기사법이 상정된 법안소위가 열리는 오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 저지' 전국 대표자 궐기대회를 예고한 상태다. 의협에서 예상하는 참여 인원 규모는 100여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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