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추출물'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효과 입증돼

'은행잎 추출물'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효과 입증돼

박미주 기자
2026.05.18 16:09

양영순 순천향대병원 신경과 교수팀, 은행잎 추출물의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효과 확인
PET 검사로 은행잎 추출물의 올리고머화 억제 효과 밝혀
주관적 인지저하·경도인지장애 환자, 의사 상담 후 은행잎 추출물 고용량 복용 권고돼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은행잎 추출물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은행잎 추출물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은행잎 추출물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예방 효과가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의 응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검사상 이상이 없지만 본인 스스로 인지 기능의 저하를 느끼는 '주관적 인지저하(SCD)'와 검사에서도 객관적인 저하가 확인되는 '경도인지장애(MCI)'의 경우,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을 위해 의사와 상담해 은행잎 추출물 고용량(240㎎)을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개최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은행잎 추출물의 올리고머화 억제 효과를 아밀로이드 PET(양전자 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Ginkgo biloba and Longitudinal Changes in Amyloid PET and Plasma Amyloid-β Oligomerization in Amyloid-Positive Mild Cognitive Impairment: A Retrospective Analysis)은 지난달 발행된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게재됐다.

양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선행 연구에서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활용해 은행잎 추출물 올리고머화 억제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는 현시점 가장 정확한 검사 기법인 PET 영상으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양 교수팀은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군에는 은행잎 추출물 1일 240㎎를, 대조군에는 오메가-3, 콜린전구체 등 기존 인지보조제를 18개월간 투여해 임상 경과를 비교했다.

이번 연구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의 변화 양상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정상적인 세포에서도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신경세포의 성장과 회복에 관여하지만 손상되면 뇌 조직에서 뭉쳐 덩어리를 형성하며 독성을 유발한다. 작은 덩어리 형태인 올리고머, 섬유 형태의 아밀로이드 피브릴, 큰 덩어리인 아밀로이드 플라크 단계로 응집이 이뤄지는데, 플라크 형태에 이르면 뇌신경 세포가 손상되며 뇌 위축 등으로 치매와 같은 인지·뇌 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양 교수는 아밀로이드 PET 영상을 기반으로 'SUVR'(Standardized Uptake Value Ratio) 값을 산출했다. 아밀로이드 PET 검사는 뇌를 직접 촬영해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얼마나 침착됐는지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SUVR은 PET 영상으로 확인되는 임상적 변화를 수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뇌에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응집됐음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대조군에서는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등 뇌 전반에서의 SUVR 값이 18개월 경과한 시점에서 유의미한 증가가 확인됐다. 반면 은행잎 추출물 투여군에서는 최초 측정치와 연구 종료 시점 측정치의 차이가 없었다.

혈액을 기반으로 올리고머화를 측정하는 'MDS-Oaβ' 검사에서는 단백질이 뭉치는 올리고머화 경향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잎 추출물 투약군에서 MDS-Oaβ는 최초 0.87±0.14에서 종료 시점 0.79±0.13으로 유의미한 감소가 확인됐다. 대조군에서는 MDS-Oaβ가 0.86±0.11에서 0.95±0.21로 늘어났다.

양 교수는 "응집에 대한 바이오 마커 수치가 낮아지고, 그 결과 베타아밀로이드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현상이 PET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됨에 따라 은행잎의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이 더욱 정교하게 검증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은행잎 추출물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은행잎 추출물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치매 전환율 0%, 인지 기능 척도 개선 확인

은행잎 추출물의 기전은 복용 환자의 실제 증상과 인지 기능과도 직결됐다. 연구에 참여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18개월 후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된 환자가 확인되지 않아 전환율은 0%로 추산됐다. 대조군에서는 같은 기간 경과 후 28.6%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양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연간 10~15%가 치매로 전환되는 것을 감안하면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알츠하이머로 전개된 환자가 없었다는 것은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가 실제 질환의 전개와 밀접히 이어져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인지 기능의 안정적 유지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기억력, 주의력, 일상생활 지표 등 인지 능력을 측정하는 K-MMSE(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 Sum of Boxes·임상치매평가척도)를 통해 인지 안정을 확인했다. 그 결과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기간 중 K-MMSE, CDR-SB 두 수치 모두에서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아 연구 참여 환자 전원이 '인지 안정' 판정을 받았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환자의 57.1%가 연구 기간 중 '인지 저하'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됐다.

은행잎 추출물, 아밀로이드 PET 양성 경도인지장애·주관적 인지장애 환자에 치매 예방 위한 치료 가능

은행잎 추출물에 대한 양 교수의 연구는 기존 증상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형태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치료를 치매가 악화되는 원인을 직접 제어하는 형태의 치료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양 교수는 "인지 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하는 형태의 치료제의 경우 깜빡하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억제해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성격의 기전이기 때문에 발병 자체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이라는 질환의 원인 요소에 직접 작용하는 형태의 은행잎 추출물 약물은 치매 치료의 패러다임을 증상 억제에서 원인 제거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은행잎 추출물은 아밀로이드 PET 양성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단순히 기억력 증상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밀로이드 축적과 인지 저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약물적 접근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특히 아밀로이드를 제거할 수 있는 항체 치료와 제거했음에도 다시 축적되는 경향이 있는 환자가 아밀로이드의 응집을 느리게 하는 은행잎 제제를 같이 복용한다면 그 효과성을 좀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독일에서 발표한 실사용 데이터에서 실제 은행잎 추출물의 처방 횟수가 많을수록 치매 발병률이 낮아진 문헌을 소개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초기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료 전략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부 치매 전문 교수는 40대 때부터 예방을 위해 은행잎 추출물 제제를 계속 복용한 분도 있다"고 했다.

치매 초기 단계 의료진 개입과 적극적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 교수는 "베타아밀로이드가 플라크 단계까지 가면 손상된 뇌세포의 회복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아밀로이드 응집이 이뤄지기 전, 치료를 더 일찍 시작해야 치매 발병을 더 오래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타아밀로이드 관리는 약물뿐 아니라 흡연, 생활 습관,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인자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으로, 병원 등 전문 기관을 내원해 베타아밀로이드에 관여하는 약물적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치료를 받아야 실질적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아밀로이드 PET 양성 주관적 인지장애와 경도인지장애 환자, 건망증을 호소하며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은 은행잎 추출물 고용량(240㎎)을 복용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효과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다만 은행잎 추출물 고용량 복용 시 항혈소판 제제를 여러 개 쓰거나 항혈소판 제제와 항응고제를 같이 복용할 경우 출혈 위험이 있을 수 있어 의료진과 상의 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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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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