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이하 릴리)가 인수한 미국 켈로니아 테라퓨틱스(이하 켈로니아)가 '인 비보'(In vivo, 생체 내)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KLN-1010' 임상 1상의 고무적인 초기 데이터를 발표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 빅파마들의 주목을 받는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가 임상 단계에서 빠르게 성과를 보이자 시장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켈로니아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BCMA(B세포 성숙 항원) 표적 인 비보 CAR-T 치료제 'KLN-1010'의 임상 1상 초기 데이터를 추가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평가 가능 환자에서 확인된 객관적 반응률(ORR)은 100%이며, KLN-1010을 투약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 18명 모두 치료 1개월 시점에 골수 내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았다.
켈로니아는 "첫 번째 치료 환자는 10개월 이상 지속적인 미세잔존질환(MRD) 음성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환자 18명 중 16명에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 발생했으며 모두 1~2등급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이 지속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났고, 안전성 검토 위원회는 외래 환자 주입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데이터 발표는 지난 4월 릴리가 켈로니아에 대한 인수를 결정한 지 약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뤄진 만큼, 인 비보 CAR-T를 차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 플랫폼으로 점찍은 릴리의 베팅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릴리는 지난 2월 인 비보 CAR-T 개발사 오르나 테라퓨틱스를 인수한 데 이어 켈로니아 인수를 결정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 체내의 약한 T세포에 CAR를 발현시키는 인 비보 카티는 기본적으로 엑스 비보(생체 외) 카티보다 효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서도 "빅파마들도 당연히 그걸 알 텐데 대규모 투자를 하는 건 기존 항체나 케미칼 의약품보다 좀 더 나은 효력만 나와도 대량 생산을 통해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릴리는 KLN-1010의 임상 1상을 통해 적정 용량이 정해지면 곧바로 임상 3상에 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LN-1010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 시 FDA와 더 자주 소통하고, 관련 기준을 충족할 경우 신속승인 및 우선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선 인 비보 CAR-T가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검증될 것이 많은 모달리티지만 대규모 투자와 함께 빠르게 임상 성과가 도출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켈로니아의 KLN-1010의 경우 임상 국가가 호주에서 미국으로 넓어진 데다 현재 두 국가에서 모두 환자 등록이 가속화되고 있다. 향후 최종적으로 높은 효능과 안전성이 확보될 경우 1차 치료 라인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인 비보 CAR-T에 대한 빅파마들의 투자가 이어지자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큐로셀, 앱클론, 티카로스 등 기존 엑스 비보(생체 외) CAR-T 치료제를 개발한 경험을 가진 곳뿐 아니라 원형 RNA(circRNA) 기술을 보유한 알지노믹스와 다양한 전달체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약 4~5년 전부터 CAR-T 생산 공정과 관련된 허들이 낮아지면서 CAR-T 치료제의 효능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세부 기술들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술을 엑스 비보 CAR-T뿐 아니라 인 비보 CAR-T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공동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독자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확장이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첨단 모달리티 치료제의 임상 승인을 받는 게 비교적 어렵지만, 인 비보 CAR-T 임상 승인은 꼭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다"며 "글로벌에서 이미 인 비보 CAR-T 임상 데이터도 나오고 있다 보니 FDA와 유럽의약품청(EMA) 선례를 따른 가이드대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