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실명" 앤 해서웨이 깜짝 고백...'젊은 백내장' 원인 뭐길래

정심교 기자
2026.06.02 15:53

[정심교의 내몸읽기]

배우 앤 해서웨이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와 20년 만에 기획 에디터로 돌아온 ‘앤디’가 럭셔리 브랜드의 임원이 된 ‘에밀리’와 재회하고,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다시 한번 패션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모든 커리어를 거는 이야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2026.04.08 /사진=이동훈 photoguy@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앤디 삭스 역으로 열연한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여·44)가 백내장을 앓아온 사실을 공개하면서 '젊은 백내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1982년생으로 아직 40대인 앤 해서웨이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30대 초반 백내장이 발병해 10년간 왼쪽 눈이 실명 상태였다"고 밝혔다.

2일 정소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은 50대부터 발생 빈도가 크게 늘며, 60세 이상에선 70%, 70세 이상에선 90%가 경험할 정도로 노년층의 흔한 질환"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고도근시가 늘고, 이에 따라 렌즈 삽입술 받은 사람도 증가하면서 젊은 백내장 환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도근시는 근시가 심해지면서 눈의 앞부터 뒤까지(안축장)의 길이가 길어진 건데, 이 과정에서 수정체 주변의 대사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게 '젊은 백내장'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고도근시로 안내 렌즈 삽입술을 받았거나, 다른 안내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서구화한 식단에 익숙한 젊은 연령에서의 대사증후군 증가 △야외활동 증가로 인한 자외선 노출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인한 눈 비빔 △스테로이드 제제 장기 사용 △안구 외상 △유전적 소인 등도 젊은 백내장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양한 형태의 백내장. /자료 =국가건강정보포털

젊은 백내장이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과 연관되는지를 아직 대규모 임상 연구가 나온 게 없다. 다만 스마트폰을 너무 오랜 시간 사용했거나, 특히 밤에 동공이 확장된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화면의 블루라이트에 눈이 많이 노출된다. 블루라이트는 수정체세포에 흡수돼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 정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장시간의 근거리 초점 유지(근시 유발), 눈 깜빡임 감소(건성안 및 눈 비빔), 야간 사용으로 인한 생체리듬 파괴 등 현대인의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30~40대 젊은 백내장 환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은 역학적으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봤다.

백내장 초기엔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며 마치 안개가 낀 듯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 지속해서 나타난다. 특히 수정체가 딱딱해지는(경화) 핵성 백내장은 노안으로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이던 사람이 돋보기 없이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이게 된다. 이를 마치 '시력이 좋아졌다'고 오해하다가 진단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노화로 인한 백내장의 원인을 알기 쉽게 설명한 그림. /자료 =국가건강정보포털
치료를 방치하다가 매우 심해진 백내장. /자료 =국가건강정보포털

정 교수는 "백내장을 방치하면 과숙 백내장으로 진행한다"며 "백내장이 너무 많이 진행해 수정체 핵이 단단해지면 수술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수술 후 합병증도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내장이 진행해 수정체가 점차 팽창하면 눈 속 방수(눈의 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있는 공간에서 순환하는 맑은 액체)가 나가는 길(전방각)을 막아 급성 폐쇄각 녹내장까지 유발할 수 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눈의 방수 배출구가 갑자기 막히면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응급 안과 질환이다. 심한 안구통, 두통, 시력 저하, 구토가 나타나며, 치료하지 않으면 단시간 내에 시신경 손상으로 실명할 수 있다.

백내장은 수술을 통해서만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백내장 초기에는 단백질의 변성을 막는 약물치료로 진행 속도는 늦출 수 있지만, 이전으로 회복하지는 못한다. 일상생활 중 불편감이 커질 정도로 진행하면 혼탁해진 수정체를 빼고 환자에게 적합한 도수의 인공수정체를 넣는 수술(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해야 한다.

치료 시기는 단순히 시력 검사 수치만 보기보다는 환자의 직업, 활동량, 주관적인 불편함에 따라 최적의 시기를 결정한다. 정 교수는 "활동량이 많고 컴퓨터 작업이나 운전 등 시각적 요구도가 높은 젊은 연령층은 시력의 질이 떨어져 일상에 지장을 느끼는 이른 시점에 수술을 선택하는 편"이라며 "백내장이 진행됐어도 활동량이 적어 크게 불편하지 않은 고령 연령층은 경과를 관찰하며 수술을 늦추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자료 =국가건강정보포털

백내장 수술은 대부분 점안 국소마취로 시행한다. 한 곳에만 초점을 맺는 단초점 인공수정체 외에 원거리·중거리·근거리 등 거리별 초점을 갖는 연속초점 렌즈다초점 렌즈를 환자의 눈에 맞게 넣을 수 있다. 환자가 가진 각막난시를 교정하는 난시 교정용 단초점·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으로 수술 후 선명한 시력을 기대할 수 있다.

/도움말=정소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

최근 백내장 수술은 원거리와 근거리를 모두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매년 우수한 렌즈들이 개발되면서 과거보다 빛 번짐 같은 부작용은 줄고 시력의 질은 향상되었으며 난시까지 동시에 교정할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개인의 안구 상태에 따라 최적의 렌즈가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정밀 검사를 거쳐 개인별 맞춤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백내장과 함께 녹내장·망막박리·황반변성 등 복합적인 안과 질환이 동반돼 종합적인 치료가 동시에 필요한 경우 △과거 라식·라섹 등 굴절교정 수술 병력이 있는 사람 △눈의 구조적 이상으로 인해 인공수정체 도수 계산과 수술 자체의 난도가 매우 높은 사람이라면 더욱 면밀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중증 당뇨망막병증, 심혈관계 질환, 면역질환 등 전신 기저질환으로 수술 전후 세심한 전신 상태 모니터링이 요구되거나,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 외상으로 인한 심한 안구 손상이 동반된 경우에도 고난도 백내장 수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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