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접어들면 사무실·병원·대형 마트 등에서 냉방이 시작된다. 시원함도 잠시, 중장년층 사이에선 "무릎이 시큰거리고 관절이 더 뻣뻣해졌다"는 호소가 늘어난다.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닌 냉방 환경과 관절 통증 간 연관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냉방이 시작되면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진다. 외부 기온은 25~30℃ 안팎인데 실내는 20℃ 초반까지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급격한 온도 변화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관절 주변의 혈류를 감소시킨다.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관절 내 노폐물 배출이 더뎌지고, 이미 염증이나 퇴행성 변화가 있는 무릎 관절은 통증과 뻣뻣함이 심해질 수 있다.
만성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중장년층에게 냉기는 특히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관절 연골이 닳아 있는 상태에선 외부 자극에 대한 완충 능력이 떨어지는데, 차가운 환경은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경직시켜 통증을 더 두드러지게 만든다. 아침보다 오후나 퇴근 무렵에 무릎이 더 불편해지는 이유도 하루종일 관절이 차가운 실내에 노출되며 지속적인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2020년 382만4113명에서 2024년 444만1328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60~70대가 전체 환자의 72.3%를 차지하며, 50대 이상이 95.5%에 달해 중장년층 대부분이 관리 대상임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초여름 냉방 환경은 관절 통증을 새로 만들기보단 기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쉽다.
관절염 치료는 증상과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초기엔 약물치료·물리치료 및 체중 관리와 같은 생활 습관 교정이 기본이다. 통증이 지속되면 히알루론산을 이용한 연골주사 치료로 관절 윤활을 개선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연골 손상이 비교적 진행된 단계에선 손상 부위의 회복을 돕는 연골 재생 치료가 고려된다. 관절 변형과 통증이 심한 말기 단계라면 인공관절 치환술이 통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여성 중장년층에서 관절 통증이 더 두드러지는 경향도 있다. 상대적으로 근육량과 하체 지지력이 적고 중년 이후 호르몬 변화가 겹쳐 냉방 환경에 더 민감해질 수 있어서다. 같은 온도에서도 여성들이 무릎 시림이나 통증을 더 강하게 느끼는 이유다.
여름이라고 관절 관리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외려 냉방이 시작되는 초여름은 무릎 관절 관리의 중요한 시기다. 실내에선 무릎을 직접적인 냉기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보행으로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면 조기에 전문 진료를 통해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에어컨이 반가운 계절일수록 무릎 관절에 있어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의 시작은 곧 무릎 건강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외부 기고자-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