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더부룩하고 가스도 부글...소화불량인 줄 알았는데 '암' 신호?

정심교 기자
2026.06.11 15:12

[정심교의 내몸읽기]

별로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금방 부르고 더부룩하며 배에 가스가 찬 듯한 느낌. 모두 일상에서 누구나 흔히 겪을 수 있는 소화장애의 대표 증상이다. 그런데 이런 흔한 증상이 뜻밖에도 '복막에 암이 생겼다' 신호일 수 있다.

복막은 위·장·자궁·방광 등 복부 장기를 넓게 감싸는 얇은 막으로, 장기들이 서로 달라붙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복막은 복부 내 여러 장기를 지지하며, 수많은 신경·혈관·림프관이 지나다니는 도관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복막암은 이런 복막에서 생기는 암이다. 특히 원발성 복막암은 난소에 뚜렷한 종양이 없거나 미세한 변화만 있는 상태에서 복막 자체에서 발생한다.

복막암의 가장 큰 특징은 증상이 일상에서 매우 흔하다는 점이다. △배가 자주 부르고 더부룩한 느낌 △식사 후 쉽게 찾아오는 포만감 △가스가 찬 것 같은 불편감 △변비 △설사 △식욕 저하 △원인 모를 체중 변화 등이 복막암의 증상이다.

이 때문에 복막암 환자 대부분은 이를 암의 신호로 인식하지 못하고 소화제를 먹거나 자연스럽게 지나치다가 병변을 키우고 만다. 유대광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간담췌외과) 교수는 "복막암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은 증상의 종류가 아니라, 그 증상이 얼마나 지속·반복되는가에 있다"며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막의 구조. /자료=서울아산병원

복막암은 난소암과 발병 원인이 비슷하다. 특히 BRCA1·BRCA2 유전자 변이를 가진 여성은 복막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예방적 목적, 양성 질환 치료를 위해 양측 난소를 제거한 경우에도 복막암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복막·난소가 발생학적으로 유사한 기원을 가지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복막암을 진단하려면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MRI 등 영상 검사와 종양표지자 검사를 통해 복강 내 상태를 평가하며, 최종 확진은 수술을 통해 이뤄진다. 치료 핵심은 수술로 가능한 한 많은 암 조직을 제거한 뒤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것으로, 종양 제거의 범위가 치료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치료 방향은 환자의 상태와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유 교수는 "복막암의 초기 증상이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감처럼 매우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질환을 의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다행히 최근 로봇수술이 발전하면서 로봇수술 기구의 관절을 이용해 더 깊고 위험한 곳의 병변까지 수술할 수 있다. 복부에 구멍 1~2개만 뚫고도 수술적인 절제가 가능해 수술 후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유 교수는 "특히 복막암이 간(肝)으로 전이된 경우 로봇 간 절제술을 통해 정교하고 안전하게 절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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