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 착각했다 "혀 일부 도려내"...생존율 반토막 '이 암'

홍효진 기자
2026.06.14 09:00

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258) 설암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정은경 화순전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사진제공=화순전남대병원

설암은 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혀는 음식물의 저작을 돕고 삼키는 과정을 조절하며 또렷한 발음을 만드는 중요한 기관이다. 이 때문에 설암은 단순한 생존 문제를 넘어 말하기·식사·대인관계 등 삶의 질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구강암은 전체 암의 약 1%를 차지하며 특히 혀는 가장 흔한 구강암 발생 부위로 알려져 있다. 과거엔 60대 이상 남성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 20~30대 젊은 층과 50대 이하 환자 및 여성에서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설암의 주요 위험요인은 흡연·음주·만성적 자극이다. 흡연은 담배 연기 속 발암물질이 구강 점막 세포의 DNA(데옥시리보핵산)를 손상시켜 암 발생을 유도한다. 음주는 점막을 약하게 만들어 발암물질이 쉽게 침투하도록 만든다.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도 발암 작용에 관여한다. 이외에도 잘 맞지 않는 보철물이나 날카로운 치아로 인한 지속적인 자극, 불량한 구강 위생, 영양 불균형, 면역력 저하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초기 설암은 통증이 거의 없거나 경미해 단순 구내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2주 이상 낫지 않고 지속되는 혀 궤양 △가장자리가 단단하고 융기된 병변 △쉽게 출혈하는 부위 △표면이 거칠거나 흰색 또는 붉은색 반점 등이 나타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부위에 상처가 반복되거나 지속될 때도 정밀 검사가 요구된다.

질환이 진행되면 혀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발음이 부정확해지며, 삼킴 곤란·체중 감소·목에 만져지는 혹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있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진단은 구강 내 시진과 촉진으로 시작되고 의심 병변이 확인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이후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를 통해 종양 깊이와 림프절 전이 여부를 평가하고 필요시 PET-CT(양전자방출-CT)로 전신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수술적 절제다. 초기 병기라면 혀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병이 진행된 경우 광범위 절제와 림프절 곽청술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혀 기능 보존을 위한 재건 수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병행한다.

설암은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전체 구강암의 5년 생존율은 약 50~60% 수준이지만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면 80~90%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 치료 성적이 떨어진다.

치료 후에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설암은 치료 후 2~3년 이내 재발 위험이 높아 정기 진찰과 영상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초기엔 2~3개월 간격으로 추적 관찰을 시행하고 이후에도 장기적 관리가 요구된다.

설암은 비교적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발생하는 만큼 조기 발견이 가능한 질환이다. 혀의 작은 궤양이라도 같은 부위에서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염증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은 변화에 대한 관심과 조기 진단이 치료 성적뿐 아니라 삶의 질을 좌우한다.

외부 기고자-정은경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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