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노믹스가 상장 6개월만에 무상증자를 단행한다. 최고가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주가와 6개월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 부담에 대응하기 위한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이다. 알지노믹스는 상장 이후 임상 성과 등으로 기업 펀더멘탈이 강화되고 있단 입장인 만큼 이번 무증을 계기로 후속 기술이전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 실제 기업가치에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지노믹스는 지난 15일 100%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30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7월21일이다. 신주 발행 재원으로는 주식 발행 초과금의 일부를 활용한다.
이번 무증은 핵심 파이프라인의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에도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까지 겹치게 된 상황에 이뤄져 주가부양책의 성격이 강하다. 공모가 2만2500원으로 시작해 지난 3월 24만525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주가는 지난 11일 장중 8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오는 18일 6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전체 상장주식의 5.37%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풀리게 된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유통 가능한 주식 수를 늘려 신규 투자자와 기존 투자자의 접근성을 모두 높여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게 주주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회사의 펀더멘탈은 상장 때보다 더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무증을 통해 높아진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더 원활하게 거래되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알지노믹스는 올 상반기 글로벌 학회에서 연달아 연구개발(R&D) 성과를 발표하며 플랫폼 기술력을 입증했단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 1월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구두발표된 항암 유전자치료제 'RZ-001'의 간암 임상 1/2a상 중간결과는 독자 개발한 리보핵산(RNA) 치환효소 플랫폼의 인간 개념입증(PoC) 데이터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전 논의도 진전되고 있다. 알지노믹스는 상장 당시 이미 비밀유지계약(CDA)을 체결한 글로벌 제약사 1곳 외에도 임상 PoC 데이터가 확보되면 CDA 체결 및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제약사가 2곳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RZ-003'의 기술이전 논의도 함께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RZ-003은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할 계획인 만큼 향후 1~2년 내 단기적인 성과도 기대된다.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을 동시에 기술이전하는 '패키지 딜' 형태의 사업화도 추진 중인 만큼 계약 규모도 커질 수 있다. 알지노믹스는 이미 지난해 5월 일라이 릴리와 RNA 치환효소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유전성 난청질환 치료제의 공동연구 및 상업화 권리 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다른 플랫폼 기술인 원형 RNA 기술을 토대로 생체 안(인 비보)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영역으로의 확장도 가속화한다. 인 비보 CAR-T 치료제는 최근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첨단 모달리티다. 알지노믹스는 지난 3월 폴리아미노산 기반 고분자 전달체를 통해 원형 RNA를 정맥주사(IV)만으로 전달하는 내용의 산학 공동연구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전달체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들과 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을 준비하던 시점까지만 해도 원형 RNA가 이렇게까지 주목받진 않았다"며 "올해 초부터 인 비보 CAR-T가 떠오르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전달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적인 기회가 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달체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국내 기업에서 국외로 확장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