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과 경북, 강원도 춘천까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온열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보통 고령층이 야외에서 밭일 등 작업하다 온열질환에 걸린다고 여기지만, 올해는 30~40대 발생률이 높고 길가·운동장 등에서 마라톤과 같은 운동을 하다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07명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201명) 대비 1.5배나 더 많은 것이다.
남성은 214명(69.7%)으로 여성 93명(30.3%)의 두 배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51명(16.6%)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48명(15.6%), 20대와 60대 각각 42명(13.7%), 70대 38명(12.4%), 80대 36명(11.7%) 순이었다.
온열질환 종류로는 열탈진이 53.1%(163명)로 절반을 넘었다. 체온조절 기능 자체가 무너진 열사병도 19.5%(60명)이나 됐다. 발생 장소는 실외가 90.6%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길가 21.5%(66명)와 논밭 20.5%(63명), 작업장 14.3%(44명), 운동장 및 공원 12.1%(37명) 순이다.
기온과 온열질환 발생률은 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제대로 대비하지 않고 야외 활동에 나서면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 지난 4월에는 낮 기온이 29도까지 치솟는 때아닌 무더위에 파주 마라톤 대회 참가자 12명이 한꺼번에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은 단순히 더위를 먹은 상태와는 다르다"며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의식 저하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될 수 있어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열사병은 폭염 속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로 발생한다"며 "장거리 달리기, 야외 스포츠 활동하는 경우 위험이 높고 뜨거운 차량 내부나 환기가 어려운 실내 공간에 오래 머무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온열질환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가 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48명, 경북 37명, 강원 26명, 전남·전북 각 17명, 충남 13명, 대전·경남·울산 각 12명, 인천 11명, 제주·대구·충북 각 9명, 부산 3명, 광주·세종 각 2명이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달 15일 서울 동대문구의 80대 남성이 신고돼 응급실 감시체계가 정립된 이래 가장 빨랐다.
서 교수는 "폭염 속에서 어지럽거나 두통이 나타나고 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체온을 낮춰야 한다"며 "의식이 흐려지거나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방을 위해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을 규칙적으로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통풍이 잘되는 밝은색 옷을 입고 장시간 야외 활동 시에는 중간중간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