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토마토 15알로 하루 버텨" 살 빼려던 여성, 수술실 누웠다...무슨 일

정심교 기자
2026.06.22 11:04

[정심교의 내몸읽기]

#. 40대 초반 여성 김모씨는 올해 여름을 앞둔 5월, 단기간에 살 빼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방울토마토 15알로 하루를 버티고, 공복 상태에서 등산하는 등 초저열량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극심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담석에 의한 담도 급성 췌장염'으로 진단받았다. 그는 결국 수술을 통해 담낭을 제거해야 했다.

췌장은 위장의 뒤쪽, 복부 가장 안쪽에 위치한 장기로, 음식물의 소화·흡수와 에너지 대사 조절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소화 효소를 분비해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인슐린·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 '몸속 비밀 화학공장'으로 불린다.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 외과 이수호 과장은 "췌장은 '소화'와 '혈당 조절'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장기"라며 "여기에 염증이 생긴 췌장염은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으로 나뉘고, 등까지 퍼지는 강한 복통이 대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제생병원이 국내에서 최근 10년간(2016~2025년) 진단된 췌장염을 분석했더니 △상세 불명의 급성 췌장염(26만2308명) △기타 만성 췌장염(15만927명) △기타 급성 췌장염(8만5108명) △알코올 유발 급성 췌장염(3만9435명) △담도 급성 췌장염(2만9213명) 순으로 많았다.

반면, 최근 10년간의 연평균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약물 유발 급성 췌장염(7.1%) △담도 급성 췌장염(6.1%)이 뚜렷하게 증가했고, 알코올 유발 급성췌장염은 연평균 0.6% 감소했다.

이 과장은 "이번 통계는 췌장염의 양상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알코올이 중요한 원인이지만 줄어드는 반면, 담도 질환에 따른 췌장염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담도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담석이 원인인데,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불규칙한 식습관이 담석 형성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짧은 기간에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약물 유발 급성 췌장염 증가는 관련 질환에 대한 인식 향상과 진단·보고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고령화로 인해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 치료가 늘어난 데다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약물 노출 위험 역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췌장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와 예방 전략이 달라진다. 알코올 유발 췌장염은 금주·절주가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담석이 원인인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담낭 절제술을 시행해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이 췌장염 발생과 관련이 없는지 확인하고, 다이어트 보조제나 건강기능식품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건 주의해야 한다.

이 과장은 "여름철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체중을 줄이더라도 단기간에 급격하게 감량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통해 서서히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명치 통증, 구토, 복통이 반복되면 단순 소화불량으로 넘기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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