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관 질병청장 "알레르기도 '초급성질환'…상시 예방·관리해야"

박정렬 기자
2026.06.23 15:00

"알레르기 질환은 평상시 콧물, 재채기, 두드러기 정도로 가볍게 취급할 수 있지만 질환 특성상 일상생활 중 언제든 '초급성질환'으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을 알고 상시로 예방·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의 경기 북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찾아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경각심 제고를 촉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초급성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르거나 치명적인 영구 장애가 남는 질환으로, 알레르기 질환 역시 조기 인지·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기후 변화, 식습관 등 달라진 생활 환경으로 국내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질병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천식, 알레르기비염의 의사진단경험률(진단률)은 2005년 대비 2024년 각각 1.6배, 2.5배 증가했다. 아토피피부염도 의사진단경험률이 2010년 대비 2024년 2배로 껑충 뛰는 등 증가세가 매섭다.

/사진=질병관리청

알레르기 질환은 꽃가루, 동물의 털, 견과류 등 일반적으로 해롭지 않은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알레르겐은 대표적으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등과 같은 호흡기 항원과 우유, 계란, 견과류, 생선 등의 식품 항원 등이 있다.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유전적 특성으로 몸에서 면역글로불린(IgE) 항체가 과도하게 생성돼 염증을 유발하고 천식,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비염, 식품 알레르기, 아나필락시스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진다. 하나의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한 경우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어지는 '알레르기 행진'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사진=질병관리청,뉴스1

질병청 관계자는 "피부 장벽이 미성숙한 영유아기나 소아기에 아토피 등으로 피부를 긁어서 상처가 날 경우 그 틈으로 꽃가루 등 알레르겐이 침투해 몸 전체에 항체를 만들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알레르기비염, 천식 등 염증 반응이 도미노처럼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면 기침, 가려움, 코막힘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학업, 업무 등에 지장을 받는다"며 "피부를 긁어 감염 위험이 커지거나 기도 폐쇄 등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조기에 진단하고 교육 등을 통해 예방·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알레르기 질환 증가에 대응해 2008년부터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보건소, 아토피・천식 안심학교(이하 안심학교), 일차의료기관, 응급구조사 등을 대상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조기에 인지하고 상시 관리하는 방법을 교육・상담하는 유일한 기관이다. 현재 17개 광역지자체 중 10개 지역 내 11개 센터가 설치됐다.

알레르기 질환은 어릴 때부터 본인에게 위험한 요소를 인지하고 피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질병청은 매년 신청받아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를 안심학교로 지정하고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 전문가가 나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26년 기준 안심학교는 4673개로 전체 교육기관의 10.1% 정도다.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에서는 안심학교 학생・학부모나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교육 장면./사진=질병관리청

알레르기 질환은 수분~수십분 사이에 심정지나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초급성질환이라 응급실 방문 전 대처법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로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는 지역별 '찾아가는 교육'을 통해 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이나 흡입기 등의 중요성과 사용법 등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 방법을 교육하기도 한다.

질병청은 세계알레르기기구(WAO)가 지정한 '세계 알레르기 주간'(21~27일)을 맞아 오는 27일까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통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국가건강정보포털을 통한 퀴즈이벤트도 병행한다. 임 청장은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가 지역사회에서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관리 정책을 추진해 국민건강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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