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 수가 개편에 "검사 기관 도산 우려…의료정보 해외 유출될 수도"

검체 수가 개편에 "검사 기관 도산 우려…의료정보 해외 유출될 수도"

박미주 기자
2026.06.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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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5개 검사 전문의료기관(수탁기관), 최근 수년째 영업적자
복자부, 검체검사 수가 개편 예고…하향 조정 시 검사 수탁기관 경영 악화·검사 인프라 붕괴 우려돼
"고난도 검사 수행 기관에 선별 지원 높여야"

주요 5개 임상검사 전문의료기관(수탁기관) 영업이익 추이/그래픽=김지영
주요 5개 임상검사 전문의료기관(수탁기관) 영업이익 추이/그래픽=김지영

정부가 검체검사 수가 개편을 예고하면서 임상검사 전문의료기관(수탁기관)들의 경영 타격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주요 5개 검사 전문 기관들은 수년째 영업적자 상태다. 이런 상황에 검체검사 건강보험 수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검사 인프라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악의 경우 국내 수탁기관들이 도산하면 고난도 진단 처리를 위해 해외 업체를 이용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료 정보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23일 머니투데이가 국세청 홈택스와 기업정보 조회 서비스 나이스비즈라인을 통해 국내 주요 5개 검사 전문 수탁 의료기관의 영업이익을 살펴본 결과 이 기관들은 최근 2~3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씨젠의료재단은 지난해까지 3년간 적자였다. 적자폭은 2023년 274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430억원 손실로 더 확대됐다. 녹십자의료재단도 3년 연속 영업적자에 빠졌고 지난해 영업손실은 177억원. 삼광의료재단과 SCL(서울의과학연구소)도 3년 연속 적자로 지난해 각각 96억원, 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원의료재단은 지난해 112억원 영업손실로 2년 연속 적자였다.

보건복지부 검체검사 수가 개편안/사진= 복지부
보건복지부 검체검사 수가 개편안/사진= 복지부

문제는 정부의 검체검사 개편 과정에서 수익이 더 낮아져 수탁기관들의 경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원가보상률이 평균 190% 수준인 검체검사의 수가를 올해 원가보상률 150%(평균 141%) 수준으로 약 25% 낮추는 안을 발표했다. 2028년에는 110%(평균 108%)로 조정하는 게 목표다.

기형적이었던 검체검사 수가 배분 비율도 조정하겠다고 했다. 현재는 검체검사 시 단순히 위탁만 하는 병·의원이 '갑'의 지위에 있으면서 전체 수가를 받고, 해당 수가의 평균 60% 이상을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법적으로는 검사 기관이 수가의 100%를, 위탁기관은 검사료의 10%를 가져가야 하지만 이게 관행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최근 검사 수탁기관들의 경영이 악화된 배경이다. 위탁기관이 검사로 쉽게 돈을 벌면서 과잉 검사가 증가하는 부작용도 생겼다.

이에 복지부는 위탁기관과 수탁기관에 검사 수가를 분리해 지급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전체 검사 수가의 25~30% 수준을 위탁기관 배분율로 정하고 여기에 시범가산을 더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검사 수탁기관의 몫이 기존보다도 적어져 검사 인프라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25~30% 수준의 위탁기관 배분율에 시범가산까지 추가로 얹어지는 방안은 심각한 구조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위탁기관 입장에서 외부로 검체를 보내기만 해도 수가의 반에 달하는 수익이 무조건 보장된다면, 어느 의료기관이 굳이 비용과 수고를 들여 자체검사 인프라를 구축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국내 진단검사 생태계의 기본 구조마저 훼손될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생명과 직결되는 고난도·저빈도 필수 검사의 국내 인프라가 붕괴를 막기 위해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진단검사업계 관계자는 "검사 전문 수탁기관들이 경영 악화로 문을 닫게 되면 검사가 지연될 뿐 아니라 환자의 피를 해외 검사센터로 보내야 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며 "이는 의료 접근성 저하를 넘어 국민의 민감한 핵심 건강 정보가 국외로 유출되는 심각한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의료 생태계 붕괴를 막고 국민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 고난도 검사 수행 능력과 질 향상에 애쓰는 기관을 선별해 더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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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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