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전의 불면증 신약 '데이비고'(성분명 '렘보렉산트')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직 국내엔 출시되지 않아 당장 이 약을 처방받을 수는 없다. 미국에서는 7년 전, 대만에선 6년 전 시판된 이 약을 국내에서는 4분기쯤 처방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자이는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수면개시 또는 수면유지가 어려운 18세 이상 성인 불면증 환자의 치료제로 데이비고의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이 약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점을 극복해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뇌 전반의 신경활동을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과도한 각성상태를 조절해 보다 자연스러운 수면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취침 직전 5㎎을 1일 1회 경구투여한다.
55세 이상 불면증 환자 1006명을 대상으로 데이비고와 졸피뎀 서방형, 위약을 비교한 글로벌 3상 임상연구에 따르면 치료 1개월 시점에 PSG(수면다원검사) 기반 LPS(수면잠복시간)가 데이비고 5㎎과 10㎎군에서 각각 19.5분, 21.5분 감소해 위약군(7.9분 감소)과 졸피뎀 서방형군(7.5분 감소) 대비 유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한국에서는 이같은 효능의 데이비고가 4분기쯤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자이 관계자는 "연내 데이비고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아직 급여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미 25개국에서 데이비고가 판매 중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불면증 신약출시는 늦은 편이다. 데이비고는 △2019년 미국 △2020년 일본과 캐나다 △2021년 호주,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서 이미 출시됐다. 그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필리핀, 마카오, 멕시코, 남아프리카, 쿠웨이트 등에서도 시판됐다. 이와 관련, 에자이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한국인 대상 임상시험의 충분한 결과가 있어야 하는 부분 때문에 출시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데이비고의 출시가 빨리 이뤄짐과 동시에 건강보험 급여적용도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김지현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 3월에 열린 대한수면연구학회 심포지엄에서 "한국에서는 데이비고에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용부담이 크다"며 "정부가 치료제 급여적용을 확대해 수면장애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지 않도록 실질적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