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의사 8분 호소...이 대통령 "할 말씀 많았나 보다" 끝까지 경청

박정렬 기자
2026.07.22 16:07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테이블석 왼쪽부터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이 대통령,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서준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I기본의료소그룹장. 2026.07.22. suncho21@newsis.com /사진=김진아

이병국 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인력 부족부터 의약품 품절까지 고위험·신생아 치료에 관련한 문제점을 쏟아냈다.

이날 이 교수는 "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미숙아로 태어났고 (미국의 가수) 스티비 원더의 시력 문제는 미숙아 합병증으로 인해 생겼다"며 "미숙아가 잘 치료되면 성장해서 건강한 어른과 사회 일원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숙아 치료 실적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이어 2~3위 수준"이라면서도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신생아집중치료센터와 모자의료센터 등은 한 명이라도 빠지면 기관을 폐쇄해야 하는 절벽에 서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먼저 신생아 치료를 위해 필요한 것은 의사뿐만이 아니라며 "의사 인력만 늘어서는 해결되지 않고 간호인력을 여유 있게 채용할 수 있게 충원 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상시 근무하는 간호인력이 절실하지만 국립대병원이라 당장 충원할 방법이 없어 "가뜩이나 없는 다른 인력을 병원 내에서 빼내 오거나 낮에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직 수당과 급여 현실화를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응급 상황에서 신생아 치료 지원 인력을 충분히 채용하게 특별 수당을 만들고 지원해달라"며 "조금이라도 (인력이) 여유로운 기관에서 부족한 기관으로 파견이라도 가능하게 겸직 제한을 풀어주면 도울 여력이 생길 수 있어 응급 상황 타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제안했다.

사법 리스크 문제를 언급하면서는 "현장 의료진은 우리가 범죄자라고 한다"고 자조했다. 이 교수 역시 연간 1㎏ 미만 신생아 30여명을 치료하는데, 이 중 불가항력적으로 사망자가 나올 수밖에 없음에도 신청만으로도 의료분쟁조정원의 조정 절차가 자동 개시된다. 그는 "과실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비우고 서류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비우는 시간만큼 공백이 생긴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한시적 의료 공백은 신생아 이송 때도 발생한다며 "아기의 안전을 위해 타 병원에 이송할 때 서울까지 오는 5~6시간 동안 우리 기관은 비어있다"며 "응급 산모가 그때 오면 다른 병원 이송해야 하니 이송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의약품이나 의료제품의 고질적인 생산 중단도 문제라고 짚었다. 최근에도 미숙아에 쓰는 10% 아미노산 수액제제가 수익성 문제로 공급 중단됐다고 했다. 그는 "몇 년에 한 번씩 신생아 의약품 공급 중단을 겪고 있다며 "많은 의료진이 불안하다"고 관심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7~8분간 이어진 이 교수의 발언을 끝까지 경청했다. 중간에 길어지는 발언을 끊으려는 사회자를 제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할 말씀이 엄청 많았나 보다"라며 "현장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환자의 애정이 담뿍 묻어있는 것 같아 보기 좋다. 걱정하는 것 이상으로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최대한 강구해보겠다"고 했다.

또 정은경 복지부 장관에게는 "형사처벌 문제도 너무 엄격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현장에서는 힘들다고 할 수 있으니 충분히 감안해 달라"며 "의료 문제는 워낙 복잡하고 오해나 적대적 감정도 많아서 대화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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