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진서 이중타깃 siRNA 물질 도입…'렉비오' 선점한 대사질환 공략
AOC로 후속 타자 준비…CNS·근육 질환 영역 진입 시 추가 기술 필요

에이프릴바이오(24,500원 ▲1,000 +4.26%)가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기반 대사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며 RNA 시장 진입을 본격화한다. 차세대 기술인 이중표적 siRNA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향후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접합체(AOC) 항암제를 중심으로 큐리진과의 협력이 예상되는 가운데 타깃 질환 확장 시 경우에 따라 추가적인 기술 확보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21일 큐리진과 이중타깃 siRNA 플랫폼 기반 대사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양사가 진행 중인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공동연구와 무관하게 큐리진이 개발한 siRNA 물질이다. 간세포에 표면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는 갈낙(GalNAc)을 활용해 간으로 전달되며,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으로 타깃한다.
유사한 개념의 치료제로는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른 노바티스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렉비오'(성분명 인클리시란)가 있다. 렉비오는 간에 흡수된 뒤 PCSK9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siRNA 치료제다. PCSK9 단백질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에이프릴바이오가 도입한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향후 전임상과 임상에서 확인될 렉비오 대비 높은 효능에 달려 있다. 체내에서의 효력 유지 기간은 6개월로 같다. 에이프릴바이오는 해당 물질이 단일분자 형태로 두 개의 타깃을 억제해 효능과 체내 안정성, 약동학(PK)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큐리진은 하나의 siRNA를 이루고 있는 두 개의 RNA 가닥이 각각 다른 표적에 결합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이미 PCSK9 및 APOC 타깃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파이프라인 'Csi103'을 개발하기도 했다. 큐리진은 과거 해당 파이프라인을 비만 치료제로도 개발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도입한 물질의 타깃은 비공개"라며 "앞으로 개발하는 과정은 모두 에이프릴바이오가 맡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크게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 (적응증을) 넓혀갈 수는 있지만, 비만은 경쟁이 치열해 우선순위일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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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술도입을 통해 에이프릴바이오는 처음으로 직접 파이프라인을 들고 RNA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그동안 항체 중심의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온 만큼 외부 에셋(자산)을 들여와 RNA에 대한 이해도를 빠르게 높이고, 제3자 기술이전을 추진하며 후속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시장의 수요를 동시에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20일 큐리진의 지분 약 25%를 인수하며 2대주주에 오른 만큼 앞으로도 큐리진의 기술을 활용해 siRNA 기반 치료제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이미 지난 1월부터 RNA 기반 다중타깃 AOC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AOC의 타깃 질환으로 암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을 탐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OC는 항체와 링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이다. 단일타깃 AOC도 아직 상용화된 약물이 없는 만큼 이중타깃 AOC는 차세대 모달리티로 평가된다. 현재 글로벌에서 개발 진전도가 가장 높은 AOC 파이프라인은 노바티스가 지난해 인수한 어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의 단일타깃 근육 질환 파이프라인이다.
국내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 올릭스 등이 근육을 타깃하는 siRNA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플랫폼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 뇌-혈관장벽(BBB) 셔틀 항체를 활용하는 한편 올릭스는 항체뿐 아니라 지질, 펩타이드, 저분자화합물 등 다양한 근육 전달체를 평가하고 있다. 양사는 근육 질환에 앞서 중추신경계(CNS) 질환에 대한 AOC 치료제 개발도 시작했다.
향후 에이프릴바이오도 현재 글로벌에서 각광받고 있는 중추신경계(CNS) 질환이나 근육 관련 질환에 대한 AOC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추가 기술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항체 설계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내부에서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방식도 가능할 수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REMAP 플랫폼이 아직 뇌-혈관장벽(BBB) 투과까지는 안 돼서 뇌질환 쪽은 개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고도화에 따른 BBB 투과까지 목표로 하기에는 지금도 (할 일이) 많다"며 "급한 이슈는 아닌 것 같고 나중에 하려면 할 수 있겠다는 정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