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앞, 턱 밑에 작은 혹이 만져질 때, 대다수는 '피곤해서 림프절이 부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침샘 부위에 생기는 종양은 초기에는 통증이 없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샘은 단순히 침을 만드는 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귀 앞쪽에 있는 이하선(귀밑샘) 안에는 얼굴 표정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이 지나가는데, 이 부위에 악성종양(암)이 생기면 얼굴 한쪽이 움직이지 않거나 입꼬리가 처질 수 있다.
강민석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침샘암은 전체 암 중에서는 드문 편이지만, 발생 위치와 암의 종류에 따라 치료 방향과 예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침샘암은 침을 만드는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크게 이하선(귀밑샘), 악하선(턱밑샘),설하선(혀밑샘) 등 주타액선과 입술, 혀, 입천장, 볼 안쪽 점막 등에 넓게 분포한 소타액선에서 생길 수 있다. 귀밑샘으로 불리는 이하선에서 암이 생기면 겉으로 만져지는 혹이 먼저 발견되지만, 구강 혹은 인두의 소타액선에서 생기면 구강 내 불편감, 혹은 구강 내 출혈 등 여러 가지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이하선은 안면신경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 이곳에 생긴 종양이 진행되면 신경을 침범해 얼굴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수술할 때도 신경 보존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침샘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통증 없이 서서히 자라는 혹 증상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침샘암이 진행되면 얼굴 한쪽이 움직이지 않거나 입꼬리가 처지는 안면신경마비, 같은 쪽 혀의 마비나 감각 이상, 종괴의 통증, 주변 조직이나 피부에 고정되어 잘 움직이지 않는 혹, 목 주변 림프절이 함께 만져지는 증상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침샘암은 조직학적으로 다양하고 복잡해 수술 전 진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세침흡인세포검사가 간편하고 안전해 일차 검사로 널리 쓰이며, 필요에 따라 중심 생검이나 절개생검을 시행하기도 한다. 최종 진단은 절제한 조직의 병리조직학적 검사로 확정되며,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로 위치와 크기, 주변 침범 정도를 확인하고 필요시 PET-CT로 전이 여부를 함께 평가한다.
절제할 수 있는 단계의 침샘암은 '수술'이 1차 치료다. 이하선 종양은 안면신경을 확인하며 조심스럽게 박리하는 이하선 천엽절제술이 많이 쓰이고, 범위에 따라 전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경부 림프절 전이가 있거나 위험이 높으면 경부청소술을 함께 시행한다.
종양이 이하선 심엽에 있었거나 악성도가 높은 경우, 신경·뼈·연조직 침범이 있었던 경우, 림프절 전이가 확인된 경우에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항암화학요법은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환자 상태와 암의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고려된다.
강 교수는 "귀밑이나 턱밑에 통증 없이 서서히 자라는 혹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얼굴 마비나 목 림프절 종대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침샘암은 조직형이 다양해 수술 전에는 확실한 진단이 어렵지만, 수술 전 조직 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해 악성(암)이 의심되면 수술을 빨리 시행하는 게, 암의 치료 측면과 기능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