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보산진)이 국내 주요 의료기관 6곳의 의료기기 실증 역량을 하나로 묶어 국산 의료기기의 상용화와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한다. 병원별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해온 실증 인프라와 전문인력, 국내외 협력망을 공유하고 공동 실증까지 추진하는 '원팀' 체계를 구축한다.
보산진은 지난 16일 '제4차 글로벌 혁신의료기술 실증지원센터 임상연구 협의체'를 열고 강남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아주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치과대학병원, 서울아산병원, 전북대학교병원 등 6개 주관기관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글로벌 혁신의료기술 실증지원센터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의료기기 규제가 강화되고 임상자료 요구가 확대되는 데 대응해 병원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준의 실증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2024년 6개 센터가 선정됐으며 2028년까지 5년간 운영된다. 투입되는 국비는 총 235억6000만원으로 올해 예산은 49억6000만원이다.
6개 병원은 각기 다른 의료기기 분야에 특화된 실증 역량을 갖췄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영상·계측진단, 삼성서울병원은 체외진단, 아주대학교병원은 고령화 분야를 담당한다. 연세대학교치과대학병원은 치과, 서울아산병원은 의료용 로봇, 전북대학교병원은 인체삽입형 신소재 분야에 특화됐다.
2024~2025년 진행된 1단계 사업에서는 병원별 실증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센터의 특화 분야와 인프라를 활용해 의료기기 기업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2년 동안 6개 센터는 해외 기관과 20건의 업무협력을 체결하고 의료기기 기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과 실증연구 등에 관한 전문 상담을 230건 진행했다. 미국 하버드의대와 브리검여성병원, 메이요클리닉 신경공학 및 정밀수술 연구소, 유타대, 스위스 제네바대·취리히대 등과 협력망도 구축했다.
해외 협력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유럽 의료기기 규정(MDR) 인증을 위한 상담을 비롯해 현지 임상시험과 공동연구 등에 활용됐다. 다만 센터별 특화 분야와 자체 인프라를 중심으로 실증 지원이 이뤄지면서 다른 기관이 보유한 전문인력과 시설, 국내외 협력망까지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보산진은 올해 시작된 2단계 사업에서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해 개별 센터의 실증 역량을 서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각 병원의 특화 역량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기업의 다양한 실증 수요에 여러 센터가 공동 대응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이번 협약에 따라 6개 센터는 각자 확보한 국내외 협력기관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공동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기업 지원 협력을 강화하고 임상연구 협의체 프로그램도 고도화해 공동 프로젝트와 기업 지원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같은 날 열린 협의체에서는 유럽 MDR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독일 시험·인증기관 티유브이 라인란드의 임상 전문가 마야 코픽 박사가 국내 의료진이 MDR 임상평가자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역할과 역량 등을 소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유럽 MDR 대응 과정에서 실증지원센터가 담당할 역할과 센터 간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황성은 보산진 의료기기화장품산업단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각 센터가 보유한 실증 인프라와 전문역량을 공유하고 해외 규제 대응을 위한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상현 아주대학교병원 센터장은 "2단계 사업에 진입함에 따라 6개 센터를 통해 도입된 다양한 제품들이 실제 사업화 및 시장 안착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