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해부 자격 확대…교육용 시신 제공기관 허가 기준도 마련

정기종 기자
2026.09.22 11:07

종합병원 전문의 5년 재직 요건 폐지…의료기관 재직 의사도 심의 거쳐 해부 가능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 시설·인력 기준 신설…위반 땐 최대 500만원 과태료

/사진=보건복지부

시체 해부에 참여할 수 있는 의료인의 범위가 확대된다. 종합병원 전속 전문의로 5년 이상 근무해야 했던 요건을 없애고 의료기관 등에 재직하는 의사·치과의사도 심의를 거쳐 시체를 해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관련 법률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조치에 따라 기증 시신이 부족한 의과대학에 교육용 시신을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의 허가 기준도 새로 마련됐다.

개정안은 우선 시체 해부 자격을 확대했다. 기존 종합병원 전속 전문의 5년 이상 재직 요건을 삭제하고 의·치·한의과대학 또는 의료기관에 재직 중인 의사·치과의사가 시체해부심의회의 심의를 받으면 해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해부 지도자의 자격 범위도 넓혔다. 기존에는 의과대학 등에 재직하면서 해부학·병리학·법의학을 전공한 교수·부교수·조교수가 해부를 지도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해당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교수·부교수·조교수와 강사도 일정한 전문성을 갖추고 시체해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해부를 지도할 수 있다. 전문성 기준은 해부 관련 분야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관련 과목을 9학점 이상 이수했거나 해부 관련 경력을 4년 이상 보유한 경우다.

기증 시신이 부족한 의과대학에 학생 교육 목적으로 시신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도 구체화했다. 이를 담당하는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의 시설과 장비, 인력에 관한 허가 기준을 시행령에 마련했다.

시설로는 해부실습실과 검사실, 시체실(안치실)을 갖춰야 한다. 공기정화시설과 배수시설, 냉난방·조명시설 등도 필요하다. 인력은 조교수 이상의 책임자와 시체 처리 담당자, 기증 상담 담당자를 둬야 한다.

시체 제공과 이용 과정에서 새로 도입된 의무를 위반할 경우 적용하는 과태료 기준도 정했다. 시체를 법에서 정한 허용 범위를 벗어나 제공하거나 정보시스템을 통한 시체 이용 등의 보고 의무를 위반하면 1차 200만원, 2차 300만원, 3차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복지부는 시행령 개정과 함께 시체해부심의위원회의 구성·운영과 정보시스템을 통한 시체 이용 현황 보고 내용·방법 등을 구체화하는 시행규칙 개정도 추진한다. 시행령 개정안은 관보 게재를 거쳐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임을기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해부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시체 해부 및 해부 지도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고, 기증 시신이 부족한 의과대학에 교육 목적으로 시신을 제공하는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의 구체적 허가 기준도 마련된다"며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존중하면서 기증 시체가 적정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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