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소비·고용 호조 불구 그리스 합의 실패에 하락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6.26 05:24

소비, 6년 만에 최대 증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27일 재논의

뉴욕 증시가 되살아난 소비와 고용지표 호조 영향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또다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산업·에너지·금융주들이 하락하며 증시에 부담이 됐고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운송 지수 또한 0.85%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6.27포인트(0.3%) 하락한 2102.31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75.71포인트(0.42%) 떨어진 1만7890.3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0.22포인트(0.2%) 내린 5112.19로 거래를 마쳤다.

◇소비, 6년 만에 최대 증가… 고용시장 호조 지속

장 초반에는 미국 경제의 2/3을 차지하는 소비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승 출발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5월 미국 개인소비는 전월대비 0.9% 증가하며 2009년 8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0.7% 증가였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개인소비도 전월대비 0.6% 증가해 전망치 0.5% 증가를 웃돌았다.

이처럼 개인 소비가 회복된 것은 그동안 저유가로 늘어난 소비여력이 실제 소비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가 및 주택가격 상승도 가계 자산가치를 높여 소비 확대에 기여했다.

개인소득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소비 확대를 뒷받침했다. 5월 개인소득은 전월대비 0.5% 증가해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4월 개인소득도 전월대비 0.5%로 상향 조정됐다.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고용시장 회복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수정치보다 3000건 늘어난 27만1000건을 기록했다. 앞서 시장 전망치인 27만3000건에서도 2000건 적은 수준이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주 연속 전망치를 밑돌았고 고용시장 회복 기준점으로 판단되는 30만건도 16주째 하회하고 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 선임 연구원은 "기업들의 노동 수요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고용시장에도 매우 긍정적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협상 또 실패…27일 재논의 '마지막 희망'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은 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다만 27일 다시 협상에 나서기로 해 마지막 희망을 남겼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그리스 경제개혁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회의를 끝마쳤다.

이전부터 의견차를 보였던 연금 개혁 및 부가가치세 인상 문제가 여전히 협상 타결의 발목을 잡았다. 국제 채권단은 그리스 정부에게 호텔 및 외식업종의 부가세율에 할인세율 13%가 아닌 기본세율 23%를 적용하라는 요구안을 내놨다. 하지만 그리스측이 이 같은 요구에 크게 반발하면서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유로그룹은 오는 현지시간 기준으로 27일 아침 다시 회의를 가진다. 18일 회의 이후 다섯 번째 열리는 회의다.

이와 별개로 IMF는 이달 30일로 예정된 그리스의 15억유로 부채 상환 만기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채 만기일은 연장해주지 않는다는 IMF의 오랜 정책에 따라 6월 30일까지 상환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 달러·유가·금값, 트리플 약세

달러 가치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또 다시 실패로 끝났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2/3을 차지하는 소비가 6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한 때문에 낙폭이 크지 않았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 하락한 95.18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과 거의 변화가 없는 1.1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2% 하락한 123.57엔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NP 파리바 뉴욕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브 외환 전략분석가는 "그리스에서 들려온 소식은 시장을 후퇴시키는 요인"이라며 "미국의 경기 지표가 반등하고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확신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 정제유 시장 부진과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합의 실패에 따라 유럽의 원유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57달러(0.95%) 하락한 59.70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날보다 온스당 0.3달러 하락한 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의 휘발유와 디젤 재고가 2주 연속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휘발유와 저유황경유 선물 가격은 1%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국제 유가는 정제유 가격의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수백만 배럴의 나이지리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대서양 인근에서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국제 금값은 경기지표 호조에 따라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우려에 5일째 하락했다. 하지만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낙폭이 둔화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1달러(0.1%) 하락한 1171.8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4.9센트(0.3%) 떨어진 15.8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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