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호재와 악재가 뒤엉키면서 등락을 거듭하다 혼조세를 나타냈다. 경기지표 호조와 중국발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오후 들어 상승 반전에 성공했지만 다시 불거진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발목이 잡혔다.
국제 유가가 다시 6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에너지 관련 주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66포인트(0.13%) 하락한 2083.39를 기록했다. 나스닥 역시 10.83포인트(0.21%) 떨어진 5033.56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다우 지수는 5.74포인트(0.03%) 상승한 1만7408.25로 마감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또 다시 고시환율을 1.1% 절하했다. 3일간 4.66%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고시환율 발표 이후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 평가절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에서 벗어나며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EFG어셋매니지먼트의 대니얼 머레이 리서치부문 수석은 "인민은행의 발표는 환율전쟁에 대한 공포를 잠재웠다"며 "중국 및 그리스 등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시장은 이제 미국 경제을 뒷받침하는 펀더멘탈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고용 호조… 다시 힘받는 9월 금리 인상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일제히 호조를 나타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믿음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며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7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6% 증가해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지난 6월 소매판매도 -0.3% 감소에서 보합으로 조정됐다.
고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여전히 낮은 연료비 등이 자동차를 비롯해 대부분 분야에서 수요를 촉진시켰다는 관측이다. 7월 자동차 판매는 전월대비 1.4% 증가했다.
고용시장도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 8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수정치보다 5000건 늘어난 27만4000건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고용 강세는 여전하다는 진단이다.
추세를 나타내는 최근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6만6250건을 기록해 2000년 4월 중순 이후 15년 만에 최저를 찍었다. 1일 기준 실업수당 연속 수급 신청건수는 227만3000건을 기록해 전주보다 1만5000건이 늘었다.
이처럼 경기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면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증시에는 호재인 동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경기지표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타워브릿지어드바이저스의 마리스 오그 사장은 "자동차 판매를 제외하면 실제로 소비가 증가했다고 볼 수 없다"며 "경기침체 이후 미국 소비자들은 신중해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로버트 W.베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날 지표 결과는 시장을 움직일 요인이 되지 못할 뿐더러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결정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가, 다시 6년반 최저… 달러 소폭 올라
외환시장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지표 호조로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름폭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과 거의 변화가 없는 96.32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2% 하락한 1.1134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19% 오른 124.44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와 달러 강세 여파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7달러(2.5%) 하락한 42.2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약 6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날보다 0.44달러(0.9%) 내린 49.22달러에 마감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와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 원유 수입창구인 오클라호마주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가 지난주 130만배럴 늘어났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와 경기지표 호조 영향으로 6일 만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8달러(0.7%) 하락한 1115.6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8센트(0.5%) 하락한 15.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