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경기둔화 '공포'에 2%대 급락…'역대급' 낙폭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8.21 05:38

S&P500 연초 대비 마이너스 반전… 다우·나스닥 작년 2·4월 이후 최고 하락률

뉴욕 증시가 달러 약세와 고용·주택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 넘게 급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과 채권에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일제히 가격이 급등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011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1만7000선이 붕괴됐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나타내며 4900선 아래로 추락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43.88포인트(2.11%) 급락한 2035.73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다우 지수는 358.04포인트(2.06%) 급락한 1만6990.69로 거래를 마쳤다. 낙폭으로는 2011년 11월 이후 최대이며 하락률로는 2014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나스닥 역시 141.56포인트(2.82%) 폭락한 4877.49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률은 2014년 4월 이후 최대다.

파이낸셜 리서치의 랜디 프레드릭 이사는 “지난주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불확실성이 증폭됐다”며 “중국 경기가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식고 있고 이는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3일간 38% 급등하며 17.75를 나타내고 있다.

◇ 글로벌 증시 폭락, 세계 경기둔화 우려 고조

이날 뉴욕 증시도 글로벌 증시 폭락 영향으로 일제히 급락세로 출발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시장의 공포감이 그대로 반영되며 아시아 증시는 물론 유럽 증시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 가치 하락이 지속된 것도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씨티그룹은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1%로 수정했다. 올해 전망은 2.7%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은 벌써 3번째 하향 조정했다.

전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역시 불안감을 키웠다. 연준 정책위원들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고 아직 금리를 올릴 만큼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비율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종전 45%에서 24%로 급감했다.

커먼웰스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며 "하지만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주택지표 ‘호조’, 경기선행지수 예상밖 하락

고용지표와 주택지표는 호조를 보였지만 경기선행지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어서 엇갈린 지표는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먼저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5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수정치보다 4000건 늘어난 27만7000건을 기록했다. 앞서 시장이 전망한 27만1000건보다는 6000건이 많았다. 고용시장 개선세에 대한 기준으로 판단되는 30만건은 3월초 이후 현재까지 계속 밑돌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7월 미국 기존주택매매는 전월보다 2% 증가한 559만건을 기록했다. 2007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시장은 이달 주택매매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와는 반대된 결과를 보였다.

반면 경기선행지수는 전망과 달리 하락했다. 미국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7월 경기선행지수(LEI)는 전월보다 0.2% 하락한 123.3을 기록했다. 0.2% 상승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했지만 전망을 뒤집고 하락했다.

◇ ‘안전자산’ 금·국채 급등

국제 금값이 달러 약세 영향으로 급등,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며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5.3달러(2.2%) 급등한 1153.20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금값이 급등한 것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9월에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며 달러 가치가 하락한 때문이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정책위원들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시기에 접근하고 있지만 아직 경제 여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ING뱅크의 함자 칸 선임 전략분석가는 "연준이 9월 금리인상에 관한 확신을 주지 못하면서 좌절감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국채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나며 국채 수익률이 4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급락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6bp(0.01%) 하락한 2.08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30일 이후 최저 수준이며 최근 이틀 동안 11.2bp 급락했다.

◇ 달러 ‘약세’, 허리케인 영향 WTI 반등했지만 하락 압력 지속

달러 가치가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47% 하락한 96.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71% 상승한 1.1196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3% 하락한 123.41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허리케인 소식에 전날보다 배럴당 0.34달러(0.8%) 상승한 41.14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런던 ICE선물 시장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54달러(1.2%) 하락한 46.62달러에 마감했다.

미 국립 허리케인 센터에 따르면 이번 허리케인은 푸에르토리코에 도착하기 전에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해졌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허리케인이 정유 시설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않더라도 올 여름 처음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도 국제 유가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며 배럴당 40달러 선이 위협 받기도 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46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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