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나이키와 아베크롬비 등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할인 유통업체 로스의 깜짝 실적 덕분에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업종 부진과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를 받은 원자재 업종 약세는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7.93포인트(0.38%) 오른 2089.1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역시 91.06포인트(0.51%) 상승한 1만7823.81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31.28포인트(0.62%) 오른 5104.92로 마감했다.
BMO 브라이빗 뱅크의 잭 애브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나이키의 실적 발표 이후 소매업종 주식 매수에 나섰다며 “나이키의 실적 호조가 소매업종 전반에 드리워졌던 두려움을 걷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S&P500의 소비재 업종 지수는 1% 넘게 올랐다. IT업종 지수(로이터 기준)도 0.8% 상승하며 힘을 보탰다. 반면 에너지 업종 지수는 1.03% 하락했고 원자재 업종 지수도 0.6% 떨어지며 악재로 작용했다.
◇ 소비재 실적 호조 지수 상승 견인
이날 뉴욕 증시는 주요 경기지표 발표가 없으면서 기업들의 실적에 초점이 맞춰졌다. 의류업체 아베크롬비는 분기 주당순이익이 37센트로 예상치 22센트를 크게 웃돌면서 24.96% 폭등했다. 매출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동일점포당 매출은 1% 감소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 2.3% 감소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여기에 나이키도 힘을 보탰다. 나이키는 전날 2대1 주식분할과 12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등을 발표하면서 5.45% 상승했다. 나이키는 이사회에서 향후 4년간 12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8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내년 회계연도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또 2대1 주식분할을 실시하고 배당금을 14% 인상한 32센트(분할 전 기준)를 지급하기로 했다.
할인 유통체인인 로스는 분기 주당순이익이 53센트로 예상치를 3센트 웃돌면서 10.04% 올랐다. 매출도 시장 전망을 뛰어넘었고 동일점포당 매출은 3% 늘어났다.
풋 로커는 분기 주당순이익이 예상치보다 5센트 많은 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5.67% 상승했다. 매출 역시 기대를 웃돌았고 동일점포당 매출도 8.7% 증가하며 예상치(6.2%)를 앞질렀다.
◇ 달러, 드라기 총재 발언 영향 강세
이날 달러는 12월 금리 인상 전망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추가 양적 완화 발언 영향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61% 상승한 99.61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75% 내린 1.065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전날 수준인 122.84를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과 기준금리 등을 조정하겠다”며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빠르게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오는 12월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장 강한 힌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현재 통화정책이 2% 물가목표치 달성에 충분하지 않다면 가능하면 빨리 인플레를 높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CB는 물가개선을 위해 3월부터 매달 600억유로(약 79조8000억원)를 풀어 국채 등을 사들이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해왔다.
그럼에도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제로(0)에 가깝다. 최근 나온 유로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확정치는 전년대비 0.1% 상승에 그쳤다. 직전월(0.1% 하락)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정체상태다.
그는 “추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자산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QE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예금금리(마이너스 0.2%)도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국제유가 ‘혼조’ 주요 원자재 ‘약세’
국제 유가가 환율 영향으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원유시추기 가동 건수가 감소했다는 소식은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15달러(0.4%) 하락한 40.39달러를 기록했다.
원유정보제공업체 베이커 휴즈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시추기 가동건수가 10건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원유시추기 가동건수가 감소하게 되면 원유 생산량도 줄어들게 된다.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낙폭이 크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0.3% 오른 44.30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도 달러 강세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금값은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6달러(0.1%) 하락한 1076.30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4% 떨어지며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제 은 가격은 0.9% 하락했고 백금도 0.3% 떨어졌다. 특히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2.2센트 하락한 2.055달러로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 연준 불라드, 금리향방 불확실성 커질 것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아칸소주 포트스미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연준의 금리향방을 예상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는 통화정책의 정상적 방향이므로 자신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 긴축 속도를 결정할 때 지표의존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연준은 경제상황에 따라 정책방향을 바꿀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라드 총재는 “4분기 실질소비 증가율이 꽤 강할 것으로 본다”며 “예상치 못한 충격만 없다면 미 경제가 수년간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낮은 실업률을 감안하면 미 경제가 호황기로 진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완전고용'에 해당하는 5.0%로 개선됐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고점의 절반 수준이다.
◇ 글로벌 증시 일제히 상승
이날 글로벌 증시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먼저 유럽 주요국 증시는 드라기 총재 발언에 힘입어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0.19% 오른 1495.83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 3% 뛰며 3개월래 최고를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22% 전진한 381.79에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45% 상승한 3464.29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0.26% 상승한 6346.59를 기록했고, 독일 DAX30지수는 전장대비 34.39(0.31%) 오른 1만1119.83을 나타냈다. 반면 프랑스 CAC40지수는 0.08% 하락한 4910.97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상승했다. 일본 증시는 오후까지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 증시는 변동성이 줄어들고 신용융자 거래가 늘어나는 등 회복세를 보이면서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0.10% 오른 1만9879.81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해당 지수는 약 3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토픽스지수는 0.17% 상승한 1603.18로 장을 끝냈다. 화학주와 서비스주가 상승세를 이끌면서다.
중국 증시 역시 상승세로 마감했다.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이끈 가운데 그동안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37% 오른 3630.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27% 상승한 2285.83으로 장을 마쳤다. 두지수 모두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번주 1.4% 올라 지난 8월 저점 대비 24% 올랐다. 또 30일 변동성지수는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융자 거래도 지난 8월25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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