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급락·옐런 의장 발언 여파 일제 하락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12.03 06:17

WTI 4.6%↓… 에너지업종 지수 2.54% 급락… S&P500 1.1%↓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에너지업종 부진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12월 금리 인상 지지 발언 영향으로 유틸리티 업종도 큰 폭으로 떨어지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달러 강세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23.12포인트(1.1%) 하락한 2079.5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58.67포인트(0.89%) 내린 1만7729.68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3.08포인트(0.64%) 떨어진 5123.33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오전에 보합권에서 공방을 거듭하다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나스닥 역시 오후 들어 알파벳과 아마존 등이 하락 반전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증시가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운 것은 국제유가가 4% 이상 급락한 때문이다. 에너지업종 지수(로이터 기준)는 2.54% 급락했고 유틸리티 업종 지수와 원자재 업종 지수 역시 각각1.94 %와 1.61% 떨어지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 옐런 의장·록하트 총재 12월 금리인상지지

이날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에 대한 어떤 신호를 보낼 것인지에 모아졌다.

옐런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니믹클럽 강연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연준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옐런 의장은 미 경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10월까지의 고용증가율을 보면 노동시장이 아직 완전히 활력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나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해외악재가 내년에는 완만해지기 시작하리란 기존 견해를 재확인했다.

옐런 의장은 또 해외 리스크가 지난여름부터 옅어졌다며 소비지출이 특히 견고하고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정상화를 시작하는 것은 경제상황이 그만큼 개선되었다는 방증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금리인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옐런 의장은 달러 강세가 미 경제성장세를 저해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달러 강세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옐런 의장 연설과 관련해 바실리 세레브리아코브 BNP파리바 외환스트래티지스트는 “옐런이 미국 경제에 꽤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며 이같은 평가가 12월 금리인상 조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앞으로 2주간 나올 경제지표가 미 경제전망이 급변할 정도로 나쁘지만 않다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설득력 있다”고 말해 옐런 의장과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 베이지북, 美 경제 완만한 확장 지속 평가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 역시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베이지북은 연준이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기초자료로 12개 연은이 기업인과 경제학자 등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과 각 지역경제를 조사 분석한 경제동향 종합보고서다.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가운데 9개 연은은 지난 10월 베이지북과 동일한 완만한 성장세가 관찰됐다고 보고했다. 보스턴의 경우 성장세가 둔화됐고 캔자스와 뉴욕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밝힌 내용과 일치한다.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가 국내총생산(GDP) 숫자보다 더 나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12월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의 경우 고가품 소비가 늘어나는 등 소비 증가세가 관찰됐고 4개 연은은 새로운 개발 사업이 경제에 대한 확신을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애틀랜타와 미니애폴리스, 캔자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비숙련공과 일반 직원을 구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지금까지 기업들이 숙련공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임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달러 강세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에너지 관련 업종의 부진도 관찰됐다. 특히 에너지 업종의 해고는 지속되고 있고 사무직의 해고가 연초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경기는 호조를 이어갔다. 일반 주택은 물론 상업용 건물 신축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 11월 美 민간고용 6월 이후 최대 증가… 생산성도 상향 조정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도 호조를 나타냈다.

먼저 민간 고용조사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1월 신규 고용자수가 21만7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 기록(19만6000명)은 물론 시장 예상치 19만명을 모두 웃돌았다.

10월 민간고용은 당초 18만2000명 증가에서 19만6000명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의 지난 3분기 비농업부문 생산성증가율도 종전 1.6%에서 2.2%로 0.6%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3분기 단위 노동비용도 당초 1.4% 증가에서 1.8% 증가로 조정됐다.

◇ 국제유가 급락, 달러 강세, 금값 약세

국제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91달러(4.6%) 급락한 39.94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1.95달러(4.4%) 급락한 42.4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6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120만배럴 증가하며 예상치 47만1000배럴 증가를 2배 이상 웃돌았다.

달러는 경기지표 호조와 옐런 의장의 금리인상 지지 발언에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내년부터 달러 강세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5% 오른 100.0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15% 하락한 1.061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7% 오른 123.18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금값은 약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9.7달러(0.9%) 하락한 1053.8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2월5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7.4센트(0.5%) 내린 14.009달러에 마감했다. 구리 가격은 1.9% 떨어졌고 백금과 팔라듐 역시 0.4%와 2.5% 하락했다.

◇ 유럽 증시, 추가 부양 기대감에 상승… 亞증시 ‘혼조’

유럽 주요국 증시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사실상 제로(0)에 그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 가능성에 한층 힘이 실리며 3개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0.01% 오른 1512.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대비 0.02% 내린 384.17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32% 하락한 3468.663464.29에 마감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대비 0.18% 하락한 4905.76을 기록했고, 독일 DAX30지수는 전장대비 0.63% 떨어진 1만1190.02를 나타냈다. 반면 프랑스 CAC40지수는 0.40% 상승한 6420.93에 장을 마감했다.

유로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0.1%에 그치며 예상치를 밑돌았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정체상태에 머물면서 3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전망이 한층 힘을 받고 있다.

리처드 페리 한텍마켓 애널리스트는 "유럽증시가 유로화와 ECB의 추가 부양 기대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주요증시는 엇갈린 모습이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33% 상승한 3536.91로 마감했다. 이는 약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상하이?선전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3.63% 뛴 3721.96으로 장을 마쳤다. 중국생명보험, 중국방커기업이 모두 일일 거래 제한폭이 10% 급등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0.37% 하락한 1만9938.13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8월 20일 이후 3개월 만에 2만선을 회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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