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원자재 하락+中 불황형 흑자에↓…다우 0.92%↓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12.09 06:25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이 불황형 흑자를 지속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바이오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낙폭을 다소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13.48포인트(0.65%) 하락한 2063.5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62.51포인트(0.92%) 떨어진 1만7568.0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57포인트(0.07%) 내린 5098.2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전날과 판박이였다. 국제 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떨어지며 지수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었다.

원자재 업종 지수(로이터 기준)는 2.5% 급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금융과 산업 업종 지수도 1% 넘게 떨어졌다. 에너지 업종 지수도 0.7% 밀리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반면 헬스케어 업종 지수는 0.15% 상승했고 나스닥 바이오텍 지수는 1.86%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RBC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리안 라르손 주식 거래 부문 대표는 국제 유가가 증시의 최대 하락 요인이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반등하면서 증시도 낙폭을 다소 만회했고 다시 WTI가 하락하면서 지수도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 국제유가, 이틀째 7년 최저치 행진

국제 유가는 이틀 연속 약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북해산 브랜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 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으로 배럴당 40달러와 37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14달러(0.4%) 하락한 37.51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5.8% 폭락한데다 달러까지 약세를 보였지만 반등에 실패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0.47달러(1.2%) 하락한 40.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랜트유 모두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다.

한 때 WTI 가격은 36.64달러까지 떨어지며 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37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브랜트유 역시 39.81달러까지 떨어지며 4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휘발유 소매 가격도 갤런당 평균 2.027달러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주유소의 2/3는 갤런당 2달러 아래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OPEC은 지난 4일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 총회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례적으로 공식 산유량 쿼터를 구체적 명시없이 '현재 수준'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를 주재한 의장국인 나이지리아의 석유장관 엠마누엘 아베 카치쿠우는 기자회견에서 "OPEC의 하루 산유량은 현재 3150만배럴 수준"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지난 6월 총회에서 거듭 동결된 산유량 쿼터(하루 3000만배럴)를 넘어선 것이다.

블룸버그의 분석에 따르면 OPEC은 이달까지 18개월째 산유량 쿼터를 넘어선 생산을 이어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재 전 세계 원유 재고는 30억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는 물론 비회원국인 러시아도 올 들어 산유량을 사상 최대치로 끌어올리면서다.

미국도 OPEC의 감산 불가라는 '벼랑 끝 전술'에 맞서 생산을 줄이지 않을 태세다. 블룸버그가 8명의 애널리스트들을 설문한 결과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는 지난 4일까지 기준으로 90만배럴 증가했을 전망이다.

다만 내년 미국의 원유 생산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내놓은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미국의 원유 생산은 57만배럴이 감소한 일평균 876만배럴로 예상된다. 지난달 52만배럴 감소 예상보다 더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전세계 원유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된다는 의미여서 유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 전세계 원유 생산량 전망치는 일평균 9579만 배럴로 전달 전망치 대비 13만 배럴 상향 수정됐다. 올해 생산량 예상치도 9554만 배럴로 6만 배럴 상향됐다.

◇중국 ‘불황형 흑자’ 거듭하며 글로벌 증시 투매 대열

중국이 지난달에도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글로벌 증시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무역수지는 3431억위안 흑자를 기록했다. 10월 흑자 규모인 3932억위안보다 줄었지만 흑자액으론 역대 5번째 규모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고 수입은 5.6% 줄었다. 이로써 중국의 수출은 5개월, 수입은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도 시장의 우려를 샀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따른 자본유출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4380억달러로 한 달 전에 비해 872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2013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0월에 113억9000만달러 늘어나며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감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오는 15, 16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금리인상으로 달러 자산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선 자금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 원자재 가격 하락에 자원부국 통화도 ‘휘청’… 달러 약세

국제 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 급락 여파가 외환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들의 통화 가치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4% 하락한 98.4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1% 오른 1.089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9% 내린 123.01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달러는 12월 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그동안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강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국제 유가 급락과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글로벌 증시 약세로 인해 달러 매력이 떨어지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와 캐나다, 노르웨이 등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의 통화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 달러/달러 환율은 1.3589 캐나다 달러까지 상승하며 2004년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노르웨이 크로네/달러 환율 역시 8.8194 크로네로 200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급락하면서 달러/호주 달러 환율도 0.68% 떨어진 0.72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철광석 가격은 톤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약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45% 급락했다.

반면 국제 금값은 글로벌 증시 하락과 달러 약세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1달러 하락한 1075.3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급락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달러 약세도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21.6센트(1.5%) 하락한 14.116달러에 마감했다. 백금과 팔라듐 가격 역시 1.9%와 1.4% 떨어졌다. 다만 구리의 경우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美 구인건수 예상보다 부진…여전히 역대 최고치 근접

미국의 고용지표는 호조를 이어갔다. 노동부는 이날 10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내고 구인건수가 전월 대비 15만1000건 감소한 538만3000건(계절조정)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550만건을 밑돈 것이다.

하지만 이는 관련 집계가 공표된 2000년 이후 최고치인 7일(567만건)에 여전히 근접한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구인건수는 경제가 ‘완전 고용’에 근접해 가는 가운데 완만한 수준을 나타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5%였다. 이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참가자들이 기존 '완전 고용' 상태의 실업률로 제시한 4.9%(중간값 기준)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편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이날 미국의 11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94.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96.4를 밑돈 것이다.

◇ 글로벌 증시도 일제 급락

글로벌 증시도 유가 하락 충격을 받으며 일제히 급락했다.

먼저 범유럽지표인 유로스톡스600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1.81% 하락한 365.75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1.42% 떨어진 6135.22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30지수는 1.57% 내린 4681.90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1.95% 하락한 1만673.60으로 장을 마쳤다.

유로스톡스 600지수에서 광물업종 주가가 19개 업종그룹 가운데 가장 큰 폭 내려 2009년 이후 최저가를 나타냈다. 광물업종에 속하는 앵글로아메리칸이 2015년 2분기와 내년 배당을 모두 유예한다는 발표로 12% 폭락 마감했다. 마찬가지로 광물주인 리오틴토와 BHP빌리턴도 각각 8.4% 5.5% 급락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대비 1.04% 떨어진 1만9492.60을 기록했다. 토픽스는 역시 1.04% 하락하며 1568.73으로 마감했다.

개장 전 일본 내각부는 올해 3분기 일본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수정치가 전분기대비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보합을 예상한 전망치를 웃돈 결과다. 지난 잠정치 발표에서는 분기대비 성장률이 -0.2%로 집계됐다. 연율기준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1.0%를 기록해 전망치 0.2%를 크게 웃돌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1.89% 떨어진 3470.07을 기록했다. 선전종합지수는 1.78% 내린 2221.27로 장을 마쳤다.

대만과 홍콩 증시도 모두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1.31% 떨어진 8343.86을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대비 1.33% 떨어진 2만1907.51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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